일식집/회 한접시에 밑반찬 20가지

일식집/회 한접시에 밑반찬 20가지

입력 1997-03-17 00:00
수정 1997-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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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명목 추가음식 절반도 못먹고 남겨/체면치레 접대에 음식쓰레기 발생 “1순위”

지난 15일 상오 11시 40분쯤 서울시내 대표적인 음식점 골목인 중구 북창동의 한 일식집.좀 이른 시각이지만 주말인 때문인지 일찌감치 일을 끝낸듯 말끔한 양복 차림의 신사들이 삼삼오오 몰려들어 왔다.

이들 가운데 일행 4명인 한 팀은 아예 긴 점심을 작정한 듯 방에 자리를 잡았고 초청자로 보이는 사람이 잠시 메뉴를 보는듯 하더니 호기있게 음식을 주문했다.

『우선 생선회 3인분과 생선튀김 한 접시,술을 달라.식사는 나중에 주문하겠다』

1인분에 6만원 정도하는 생선회,생선튀김 등이 곁들인 식사는 점심으론 지나칠 수밖에 없다.하지만 일행중 누구 하나 제동을 걸지 않았다.

곧바로 간단한 죽과 밑반찬,상치와 무 파 당근 등이 가득 담긴 야채접시가 상에 올랐다.해삼,멍게 등도 주문한 생선회와 관계없이 서비스로 추가됐다.

이어 술잔이 한 순배 돌때쯤 주문한 생선회와 생선튀김이 나왔다.접시 바닥에는 모양을 내기 위해 무를 가늘게 썰어 깔았고 상치,파슬리 등이 원을 그렸다.

생선회 접시가 한 구석쯤 비워졌을 무렵 옥수수를 볶은 요리를 비롯,생선과 무 조림,생선구이 등 추가 서비스 요리가 음식상을 가득 채웠다.상이 모자라 일부 먼저 나온 음식은 거의 손이 가지 않은 상태에서 새 요리에 밀려 치워졌다.

널부러지게 차린 음식을 앞에 두고 1시간쯤 지나자 종업원이 들어와 『식사는 무엇으로 준비할까요』라고 물었다.

이미 나온 음식만 20여가지.하지만 초청자는 『그래도 밥을 먹어야지요』라며 일행에게 식사주문을 권했다.대구탕·알탕 등의 음식이 주문됐다.

1시간30분쯤 뒤 일행은 거나한 기분으로 식당을 나섰고 종업원들은 남은 음식을 치우느라 바빴다.

생선회와 생선튀김 등 주요리는 그래도 상당 부분 소화됐으나 뒤늦게 시킨 탕류와 밥은 3분의 1 정도밖에 비워지지 않았다.서비스로 나온 음식 대부분도 그대로 남아 잔반통에 버려졌다.

식당주인 박모씨(40·강남구 일원동)는 『일식집이 불필요한 서비스요리를 많이 제공해 음식물쓰레기를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에 공감한다』면서도 『모든일식집 및 손님들이 많은 서비스요리를 제공하고 제공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한 이를 고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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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생선회 등을 먹은 뒤 우동 등 간단한 식사를 주문할 수 있으나 접대자리에서는 체면치레 때문에 지나치게 주문하는 경우가 잦다』고 덧붙였다.<김인철 기자>
1997-03-1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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