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과 대형승용차/황성기 정치부 기자(오늘의 눈)

장성과 대형승용차/황성기 정치부 기자(오늘의 눈)

황성기 기자 기자
입력 1997-02-12 00:00
수정 1997-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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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얼마전 「군 승용차 인가기준」을 고쳤다.개정내용은 이렇다.소장급 장성에게 배기량 2천㏄급의 뉴그랜저,포텐샤,뉴브로엄을,준장급 장성에는 같은 2천㏄급이지만 선택사양이 없는 포텐샤,뉴브로엄,마르샤와 뉴프린스,소나타 등을 전용차로 지급키로 했다.

이 방침에 따라 국방부는 올해 사용연한 6년이 된 소장급 승용차 61대(대당 1천8백50만원)와 준장급 승용차 42대(1천4백50만원)를 구매키로 결정했다.이에 드는 예산만 17억3천7백50만원.

국방부 소장급이면 중앙정부 부처의 국장급.현재 다른 부처 국장급에는 전용 승용차가 지급되지 않는다.80년대까지만 해도 전 부처 국장급에는 전용 승용차에 기사가 달렸으나 예산절감,유류난 때문에 승용차를 지급하지 않는 대신 기름값을 주었다가 최근 이마저 주지 않고 있다.총무처의 「관용차량 관리규정」은 전용승용차를 국무위원,장관급 공무원과 각 부처의 차관 또는 처장,차관급 공무원,중앙행정기관인 청의 장에게만 주도록 하고 있다.국방부가 소장,준장에게 전용차를 지급하는 근거는 일선 사단장(소장),여단장(준장)을 중앙행정기관인 청의 장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사단장이나 여단장에게 전용승용차는 지휘관으로서 신속한 기동을 위해 필요하다.그러나 신속한 기동에 그랜저가 필수는 아니다.더욱이 일선 지휘관이 아닌 국방부에 근무하는 소장,준장급 장성에게 대형승용차는 호사스럽다는 느낌이다.

국방부는 90년대초 소장,준장에게는 1천900㏄급의 프린스를 일괄지급했다.국내 자동차업계에서 1천900㏄급을 단종시키자 1천800㏄급으로 낮췄다가 지난해 2천㏄급으로 슬그머니 올렸다.지난해 소장,준장에게 뉴그랜저 등의 대형승용차를 지급한다는 방침이 나오자 대부분의 장성들이 뉴그랜저를 신청,국방부 차원에서 예산과다사용을 이유로 승용차 지급을 동결시킬 정도였다.그래서 이번 인가기준 개정에서 준장급에는 뉴그랜저는 제외시켰다.

국방부 군수국조차 대형승용차는 구입은 물론 유류,보험료 등에서 추가예산이 든다고 어려움을 털어놓고 있다.심각한 국면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려고 「경쟁력 10% 높이기」와 예산절감을 부르짖고 있는 정부시책에국방부만 거꾸로 가는게 아닌가 걱정스럽다.
1997-02-1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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