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자회담·식량지원 별개다(사설)

4자회담·식량지원 별개다(사설)

입력 1997-02-01 00:00
수정 1997-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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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엉뚱하게 4자회담과 이를 위한 설명회참석의 전제조건으로 50만t의 식량지원을 들고 나와 한반도 대화분위기에 또 한차례 찬물을 끼얹고 있다.

북한은 미국 곡물회사 카길과의 곡물 50만t 구매상담이 깨지자 느닷없이 2월5일 뉴욕에서 갖기로 합의한 남북한·미국 3자 참석의 「4자회담 공동설명회」에 참석할 수 없다고 미측에 통보했다.누가 어떤 형식으로 보내든 50만t의 식량을 지원해주겠다는 약속을 해야 공동설명회와 4자회담참석을 긍정검토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조건을 달았다.

구걸인지 협박인지 구별이 되지 않는 조건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대화의 전제로 내거는 북한지도부의 철면피에 아연실색할 따름이다.구체적 실태를 파악할 수는 없지만 북의 식량사정이 지극히 어렵다는 것은 우리도 모르는 바 아니다.단순한 인접국이라도 도와주고 싶은 심정이다.더욱이 한 민족인 북한주민이 굶주려 대규모 아사자와 난민이 발생하게 되는 것은 결코 우리가 바라는 바가 아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굶주리는 주민과 4자회담을 볼모로 하는 북의 「떼쓰기」,「식량카드」에 끌려다닐수는 없다.순서로 따져도 대화가 먼저여야 한다.평화체제구축문제를 비롯,경제협력·식량지원문제 등 모든 것을 논의할 수 있는 대화가 선행돼야 모든 문제가 풀려나갈수 있는 것 아닌가.잠수함침투사건으로 조성된 긴장을 풀고 식량난의 실태를 확인,적절한 지원책을 찾아낸다면 북의 어려움은 조기에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문제는 북한이 대화의 상대로 한국을 기피하며 대미 접촉에서 당근을 얻어내는 「떼쓰기」에 집착하는데 있다.그러나 튼튼한 한·미 공조로 이 수법이 먹혀들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북한은 한국기피증을 버리고 조건 없이 예정된 대화에 나와 평화체제 구축·식량난 등 모든 문제를 대화로 풀어나가겠다는 진지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

1997-02-0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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