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연극계」 최대 잡음/’96 연극계 결산

「세계 연극계」 최대 잡음/’96 연극계 결산

서정아 기자 기자
입력 1996-12-18 00:00
수정 1996-12-18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장소선정싸고 환경단체 등 거센 반발/뮤지컬 인기 지속… 지방행사도 풍성

올 한해 연극계를 떠들썩하게 한 사건은 무엇보다 「97세계연극제」를 둘러싼 잡음이다.지난해 한국연극협회가 경기도 의왕일대에서 세계연극제를 갖겠다고 의욕적으로 선포했으나 올해 들어 이 계획은 무산됐다.의왕의 모락산기슭 그린벨트 11만평에 공연장을 짓겠다는 협회의 계획에 대해 환경단체가 강한 반발을 표시한 데 이어 경기도의회 및 의왕시의회가 지난 5월 연극제개최를 반대한다며 지원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

따라서 연극협회는 의왕연극제를 전면폐지하고 서울 대학로일대에서 연극제를 열고 경기도 과천에서 마당극큰잔치를 여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당초부터 의왕연극제계획은 장소와 예산문제 등 무리가 많은 것으로,협회가 과욕을 부렸다는 게 연극계의 일반적인 평이다.

공연내용으로는 최근 몇년간 불어닥친 뮤지컬바람이 올해에도 지속된 점을 들 수 있다.특히 올해는 「애니」 「캔힐의 오페라의 유령」 「레 미제라블」 등 해외 유명뮤지컬이 수입돼 관객의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수입초대작 뒤로 국내 창작뮤지컬도 꾸준히 선보였다.「명성황후」 「사랑은 비를 타고」 「왕과 나」 「블루 사이공」 「고래사냥」 「쇼 코미디」 등이다.대형뮤지컬은 아니지만 「지하철1호선」은 대학로 소극장에서 3년째 관객을 끌어들이며 성공한 우리식 뮤지컬의 전형이 되고 있다.

이같은 뮤지컬의 성공에 반해 정통연극은 불황의 늪을 허덕였다.공연기획 이다(대표 명계남)가 제작한 「늙은 창녀의 노래」「비언소」가 가장 관객을 많이 끌어들인 작품으로 연극계에도 「기획의 시대」가 왔음을 드러냈다.하지만 이같은 기획연극에 정통극은 밀려났으며 치열한 작가정신이 담긴 연극 자체도 드물었다는게 중평이다. 그나마 연말무대를 장식하고 있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 정통극으로는 상상하기 힘든 투자(7억여원)로 수준있는 내용을 낳아 개막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올해 연극계의 한 성과로 꼽힐 만하다.

올해 지방에서는 유난히 연극행사가 많이 열렸다.춘천 세계인형극제,수원성 축성 200년 기념 세계연극제,공주의아시아 1인극제,마산 세계연극제 등으로 모든 문화가 서울집중인 우리 현실에서 경사로 받아들여진다.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 연극제들이 서울행사처럼 큰 관심을 얻지 못한 채 공연을 치렀다는 것이다.



이밖에 이제는 마치 하나의 장르로 굳어버린 외설연극이 여전히 기승을 부렸다.「미란다」를 공연한 극단 포스트의 대표가 음란행위로 유죄판결까지 받았지만 외설연극은 번창중이며 많은 연극인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할 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싸여 있는게 96년 연극가의 모습이다.<서정아 기자>
1996-12-18 1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