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의예고제 도입·컴퓨터 동원 대안제시 대결/중복질문·「과시용」·지역이기 많아 효율성 문제/달라진 점단체장 수감태도 의연/고칠 사항공동연구 빈약
19일 마감한 15대국회 첫 국정감사는 한마디로 아기자기한 감사였다.북한 무장공비침투사건에 따른 안보상황 때문에 다소 빛이 가리긴 했지만 내용에 있어서는 비교적 충실했다는 것이 여야 3당의 평가다.
현정부 출범이후의 흐름을 타고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정책대안제시가 중시됐다.폭로성 질의는 그만큼 줄었고 「정책자료집」등의 정책대안서가 많이 발간됐다.국정비판에 여야가 따로 없었던 점도 건설적인 모습으로 꼽힌다.여야간 대결은 그만큼 줄었다.특히 의원의 전문성이 강화됐고 공동연구와 현장조사활동이 늘어난 점은 이번 감사의 긍정적 행태로 평가된다.언론이 꾸준히 파수꾼 역할을 한데다 초선의원이 대거 등장한 데 따른 변화이기도 하다.
이번 국정감사의 변화는 초선이 주도했다.의정경험이 없는 이들은 「공동연구」나 「공동조사」를 통해 이를 극복하려 했다.재정경제위에서 국민회의 이상수·정세균·정한용·김민석 의원은 줄곧 한조가 돼 함께 연구하고 분야를 나눠 질의했다.농림해양수산위의 이우재(신한국당)·이길재(국민회의)·정일영(자민련) 의원과 건설교통위 김운환(신한국당)·한화갑(국민회의)의원은 당을 초월한 공동여론조사를 실시,호응을 얻었다.18일 체신과학기술위에서 여야의원 9명이 분야를 나눠 공동질의한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많이 등장한 점도 이채로웠다.민주당 김홍신 의원은 「질의예고제」를 선보였다.감사가 시작되자 20일동안의 감사내용을 모두 공개한 것이다.독창적이고 기발한 이색제안도 많았다.컴퓨터의 보편화는 국정감사장 곳곳에 변화를 가져왔다.체신과학기술위의 정호선 의원(국민회의),건설교통위의 김용갑 의원(신한국당)의 질의자료에는 늘 다양한 색상의 컴퓨터그래픽과 도표가 실려 주변의 눈길을 모았다.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감사에서는 정당보다 지역에 따라 의원이 나뉘는 현상을 보였고 민선단체장의 수감태도가 정부기관장에 비해 당당했던 점은 지방자치시대국정감사의 변화로 들 수 있다.
이번 국정감사는 아쉬움도 많이 남겼다.우선 효율성의 문제다.「긴 질문,짧은 답변」의 구태가 여전했다.의원이 중복질문에 시간을 허비하는 바람에 정작 수감기관의 답변은 서면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허다했다.겉만 그럴듯 하게 포장한 「언론용 질의」도 적지 않았다.
정책대안제시가 중시되는 추세도 과연 바람직한지 짚어볼 대목이다.국정감사 본연의 비판·감시기능이 그만큼 소홀히 다뤄질 소지가 높고,실제로 이번 감사에서 문제점으로 나타나기도 했다.민생분야 상임위에서는 민원성 질의도 적지 않았다.일부 지역구 의원은 이를 당연시하기까지 해 개선돼야 할 부분으로 지적된다.수감기관장의 무성의한 답변태도 역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이런 문제점은 의원 개개인의 잘잘못을 떠나 제도적 차원의 개선 필요성을 제기한다.공동연구와 공동질의를 활성화하는 등 국회 전체가 하나의 유기체가 돼 정부감시에 나서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진경호 기자〉
19일 마감한 15대국회 첫 국정감사는 한마디로 아기자기한 감사였다.북한 무장공비침투사건에 따른 안보상황 때문에 다소 빛이 가리긴 했지만 내용에 있어서는 비교적 충실했다는 것이 여야 3당의 평가다.
현정부 출범이후의 흐름을 타고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정책대안제시가 중시됐다.폭로성 질의는 그만큼 줄었고 「정책자료집」등의 정책대안서가 많이 발간됐다.국정비판에 여야가 따로 없었던 점도 건설적인 모습으로 꼽힌다.여야간 대결은 그만큼 줄었다.특히 의원의 전문성이 강화됐고 공동연구와 현장조사활동이 늘어난 점은 이번 감사의 긍정적 행태로 평가된다.언론이 꾸준히 파수꾼 역할을 한데다 초선의원이 대거 등장한 데 따른 변화이기도 하다.
이번 국정감사의 변화는 초선이 주도했다.의정경험이 없는 이들은 「공동연구」나 「공동조사」를 통해 이를 극복하려 했다.재정경제위에서 국민회의 이상수·정세균·정한용·김민석 의원은 줄곧 한조가 돼 함께 연구하고 분야를 나눠 질의했다.농림해양수산위의 이우재(신한국당)·이길재(국민회의)·정일영(자민련) 의원과 건설교통위 김운환(신한국당)·한화갑(국민회의)의원은 당을 초월한 공동여론조사를 실시,호응을 얻었다.18일 체신과학기술위에서 여야의원 9명이 분야를 나눠 공동질의한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많이 등장한 점도 이채로웠다.민주당 김홍신 의원은 「질의예고제」를 선보였다.감사가 시작되자 20일동안의 감사내용을 모두 공개한 것이다.독창적이고 기발한 이색제안도 많았다.컴퓨터의 보편화는 국정감사장 곳곳에 변화를 가져왔다.체신과학기술위의 정호선 의원(국민회의),건설교통위의 김용갑 의원(신한국당)의 질의자료에는 늘 다양한 색상의 컴퓨터그래픽과 도표가 실려 주변의 눈길을 모았다.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감사에서는 정당보다 지역에 따라 의원이 나뉘는 현상을 보였고 민선단체장의 수감태도가 정부기관장에 비해 당당했던 점은 지방자치시대국정감사의 변화로 들 수 있다.
이번 국정감사는 아쉬움도 많이 남겼다.우선 효율성의 문제다.「긴 질문,짧은 답변」의 구태가 여전했다.의원이 중복질문에 시간을 허비하는 바람에 정작 수감기관의 답변은 서면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허다했다.겉만 그럴듯 하게 포장한 「언론용 질의」도 적지 않았다.
정책대안제시가 중시되는 추세도 과연 바람직한지 짚어볼 대목이다.국정감사 본연의 비판·감시기능이 그만큼 소홀히 다뤄질 소지가 높고,실제로 이번 감사에서 문제점으로 나타나기도 했다.민생분야 상임위에서는 민원성 질의도 적지 않았다.일부 지역구 의원은 이를 당연시하기까지 해 개선돼야 할 부분으로 지적된다.수감기관장의 무성의한 답변태도 역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이런 문제점은 의원 개개인의 잘잘못을 떠나 제도적 차원의 개선 필요성을 제기한다.공동연구와 공동질의를 활성화하는 등 국회 전체가 하나의 유기체가 돼 정부감시에 나서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진경호 기자〉
1996-10-2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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