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논픽션작가 친닝 추 「후안흑심」

미 논픽션작가 친닝 추 「후안흑심」

김종면 기자 기자
입력 1996-10-08 00:00
수정 1996-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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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안과 흑심」이 때론 ‘성공의 열쇠’/「언제 어떻게 쓰냐」가 슬기로운 삶 이끌어/부정적 행동양식 역설적으로 푼 처세서

후안흑심.두꺼운 얼굴과 시커먼 마음이란 뜻의 이 말이 과연 슬기로운 삶을 이끄는 처세훈이 될 수 있을까.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이것은 결코 정당한 인생의 지침이랄 수 없다.그러나 중국계 미국 논픽션작가로 명성을 얻고 있는 친닝 추(주진령)는 최근 펴낸 처세철학서 「후안흑심」(고려원,김영진 옮김)에서 『칼이 흉기도 되고 유용한 도구도 될 수 있듯이 후안흑심은 쓰임새에 따라 성공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후안흑심」은 1911년 중국에서 출간되자마자 『냉혹하고 위선적인 것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금서가 된 리쭝위(이종오)의 「후흑이론(후흑리논)」을 바탕으로 쓴 것.「후흑이론」이 단순히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기 위한 전략을 제시하는데 비중을 두고있는 반면 「후안흑심」은 인생 전반을 아우르는 한층 넓은 스펙트럼의 실용적 지혜를 담고 있는 점이 돋보인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후안과 흑심은동전의 양면과 같다.후안이 방패라면 흑심은 창과 같은 것이다.남들의 비난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자기 내부의 부정적인 요소와 싸우기 위해서는 바로 이 「후안흑심의 힘」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편다.이런 전제에서 그가 제시하는 후안흑심의 처세술은 하나같이 부정적인 행동양식을 역 해석한 것들이어서 눈길을 끈다.「성공할 때까지 속여라」 「살인본능은 일을 빨리 마무리짓게 한다」 「소극성을 성공의 도약대로 이용하라」….동양적 관조와 서양의 실용정신이 적절히 어우러진 이같은 「역설어법」은 우리의 각질화된 정신의 허를 찌르기에 충분하다.

이 책은 또 자신의 결점이나 숨기고 싶은 속성을 거리낌없이 드러내 거꾸로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충고한다.『미국의 작가 마크 트웨인은 비관주의자요 냉소적 회의론자로 그의 작품은 곧잘 「저주받은 인간들」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바로 이런 부정적인 측면이 그의 문학적 천재성의 토대가 됐다』『마릴린 먼로나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감상적이고 불안정하며 실수가 잦은 전형적인 조울증 환자로간주됐지만 그들의 부정적 특성들은 오히려 성공의 불가결한 요소였다』는 등 생생한 예를 들어 지은이는 「약점의 미덕」을 역설한다.

미국의 CNN방송은 『성공학 분야의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 서양식 사고의 통찰력을 보여준 것이라면 친닝 추의 「후안흑심」은 동양인의 지혜를 현대적으로 적용하는 법을 가르쳐 준 책』이라고 평했다.〈김종면 기자〉
1996-10-0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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