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선거공약」의 위험성(사설)

「독도 선거공약」의 위험성(사설)

입력 1996-10-01 00:00
수정 1996-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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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민당이 오는 20일 실시되는 총선거에서 우리의 독도와 중국·러시아와 영유권문제를 빚고 있는 조어도(일본명 센카쿠열도),북방4개 도서가 모두 일본영토임을 선거공약으로 내세우기로 했다는 보도다.28일자 일본의 산케이(산경)신문이 보도한 이 기사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이고 산케이신문 자체가 일본의 우익진영을 대변하는 신문이어서 신빙성에도 의문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만에 일이라도 이런 일이 사실이라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보도를 보면 자민당은 27일 간부회의에서 영토문제와 관련해 「주권의 존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이렇게 하기로 했다고 한다.아직은 간부회의에서 논의됐을 뿐 당론으로 굳혀진 것은 아닌 상태이나 이런 얘기가 일본을 반세기 가까이 통치해온 자민당의 간부회의석상에서 논의됐다는 사실 자체가 난센스가 아닐 수 없다.

우선 영토문제가 선거공약이 될 수 있는냐 하는 문제다.선거공약에 무슨 금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영토문제를 선거공약으로 내세우는 것은 상식에 어긋나는 일인 것이다.영토문제를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다가 선거에 승리하게 되면 그 정당은 이를 실천해야 할 부담을 지니게 된다.이는 곧 관련국과 전쟁을 의미할 수도 있는 일이다.

지난번 총선에서 처음으로 독자적 내각구성에 실패한 자민당의 고민을 모르는 바 아니나 일본의 얼굴인 자민당이 선거를 의식,이성을 잃는 일이 없기를 거듭 당부한다.더구나 영토문제를 최근 급격히 보수화하고 있는 일본의 민족주의적 국민감정에 호소하는 것은 지극히 위험하다.상대국의 국민감정과 정면으로 부딪치게 되는 때문이다.

이 문제는 일본의 국제적 위치나 지도적 역할과도 직결된 문제다.주변국과 갈등을 증폭시킬 이런 일은 일본이 추구하는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는 행위일 뿐 아니라 중대한 국제적 위협이기도 하다.

우리는 자민당의 이성을 믿고 싶다.
1996-10-0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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