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부른 신문판매전쟁(사설)

살인 부른 신문판매전쟁(사설)

입력 1996-07-16 00:00
수정 1996-07-16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일부신문사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신문부수확장을 위한 과당경쟁이 살인사건까지 불러일으켰다.15일 경기도 고양시에서 C일보와 J일보의 보급소 직원끼리 관할권 다툼끝에 흉기를 휘둘러 한명이 죽고 한명이 중상을 입은 사건은 우리 신문시장의 경쟁양상이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음을 보여준다.

사실 최근 신문시장의 혼란은 이런 사건이 일어나고도 남을 만큼 지나친 것이었다.막강한 재력과 조직력을 앞세운 재벌신문과 기존의 신문재벌들이 무한판매경쟁을 벌임으로써 수십만원대에 이르는 위성안테나를 비롯,뻐꾸기시계·카메라 등 값비싼 판촉용품을 뿌리고 독자확보를 위한 판촉용 무가지를 무차별살포해서 매일 몇백만부의 신문이 그대로 쓰레기장과 폐지수집상으로 직행하고 있다.무가지로 낭비되는 돈이 연간 1천여억원이나 되고 재벌신문들이 뿌리는 판매비용이 수천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처럼 무분별한 판매경쟁은 국가적 자원의 낭비뿐만 아니라 환경오염을 불러오고 소비자에게 공포감을 안겨주고 있다.무차별살포되는신문 때문에 보고 싶지 않은 신문을 끊으려는 소비자와 신문보급소간의 실랑이가 「전쟁」으로 불릴 정도로 심각한 지경이다.당장은 소비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이런 판매경쟁의 비용을 결국 소비자가 물어야 한다는 맹점도 안고 있다.

이번 살인사건은 상식을 벗어난 이같은 과당경쟁에 공정거래위 등 당국의 제재가 시급함을 역설적으로 드러낸 것이다.최근 신문시장의 혼란상은 자율규제의 한계를 넘어섰다.이를 방치할 경우 또 다른 살인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1996-07-16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