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노씨 역사앞에 진지하라(사설)

전·노씨 역사앞에 진지하라(사설)

입력 1996-07-10 00:00
수정 1996-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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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노태우 두 피고인 변호인단의 집단사퇴와 전·노씨의 출정거부로 12·12,5·18사건 공판이 진통을 겪고 있다.일단 성공한 쿠데타를 뒤에 사법적으로 징치해 역사를 바로세운다는 일이 쉽지 않으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된 일이다.생사를 걸고 일을 도모한 핵심인물들,그래서 한 시대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던 그들이 새로운 시대상황에 쉽사리 굴복할 리 없다.

이미 4개월 진행되어온 재판과정을 볼 때 두 피고인은 수백∼수천억원의 파렴치한 부정축재대목에서는 분명한 증거와 분노에 찬 국민의 시선 때문에 고개를 숙이는 자세를 취했다.그러나 일단 정권을 장악했고 추후 선거로 정통성을 확보했다고 보는 12·12 등 쿠데타문제에 대해서는 벽두부터 「정치재판」으로 몰아가며 변호인단의 장황한 변론과 퇴장등 재판 지연작전으로 일관했다.

주 2회 재판을 빌미로 충분한 변론권이 부여되지 않는다,재판부가 유죄를 예단하고 있다는 등의 주장을 하고 나섰지만 설득력이 없다.주 2회 재판이 불법이거나 드문 일이 아니며 이미 장기간 진행되어온 재판이어서 자료준비에 시간이 부족하다는 주장도 억지로 들릴 뿐이다.재판부의 「유죄예단」 주장도 변호인 자신들의 예단일 뿐이다.재판결과를 인정치 않기 위한 명분쌓기,재판의 공정성에 흠집내기전술임을 모르는 국민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전·노씨측이 재판의 공정성에 상당한 의문을 제기했다고 자평할는지 모르겠다.또 과거의 위세를 회상하며 시간이 가면 크게 상황이 바뀔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은 오산이다.도도하게 흐르는 역사의 물줄기가 갑자기 시대를 거슬러 역류하는 법은 없다.또 그들이 중시해야 할 것은 법정의 판결만이 아니다.전술적으로 재판에 대응,결과적으로 더 하나의 오점만 추가하는 우를 범하지 말고 역사에 책임지는 겸허한 자세로 임하는 것이 주어진 최선의 선택임을 지적하고자 한다.

1996-07-1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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