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진출 한국기업(변화하는 동유럽:5)

동구진출 한국기업(변화하는 동유럽:5)

박정현 기자 기자
입력 1996-07-01 00:00
수정 1996-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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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프런티어 정신으로 시장 석권/80년초 첫 진출… 대우차 시장점유율 2%/“유럽시장 잠식” 서방언론 시각 극복 과제

동구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의 신조는 뉴 프런티어정신이다.동구에 발디디기가 불안할 80년대초 이미 진출을 시작했고 이제는 동구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잠재력이 있는 동구에 일본인들의 진출이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이다.한 대기업의 임원은 『꼼꼼한 일본이 동구진출을 결정하려면 몇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와 수익성,안정성 등을 모두 세밀히 계산해야 하고 책임있는 의사결정을 내리기에는 시일이 너무 많이 걸린다는 것이다.아직 일본의 동구접근 방법은 조심스럽다.서방사회가 동구를 바라보는 불안감 탓이다.

루마니아의 연간 승용차 시장은 2천여대.1백50∼3백달러의 일반 근로자 임금 수준을 감안하면 1만달러짜리 승용차를 구입하기란 쉽지 않다.하지만 대우자동차가 지난해 판매한 승용차는 1만5천대.

승용차시장 규모를 훨씬 능가한 것이다.때문에 자동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시장을 만들어가는 프런티어로동구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동구진출에 앞장서온 대우그룹의 김우중회장은 요즘 고민에 빠진 듯하다.바르샤바에서 만난 김회장은 『선진국들이 루머를 만든다』고 묻지도 않은 첫마디를 불쑥 꺼냈다.최근 월스트리트 저널지에서 대우가 무슨 돈으로 동구에 잇따른 투자를 확대하는지에 문제점을 제기한 보도를 두고 하는 말이다.

김회장은 대우자동차의 유럽시장 잠식이 서방언론을 자극하고 있다고 보는 듯 하다.그는 『시장점유율이 5%가 될 때까지 수입을 제한하지는 않는 것이 통상적 관례』라며 『올해 잘해야 시장점유율이 2% 정도 될텐데 벌써부터 이에 대해 문제시하면서 경고를 보내고 있다』고 편치 않은 기색을 나타냈다.

프랑스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실업자를 구제하는 외국기업의 투자와 진출을 반긴다.프랑스정부가 한국기업가들에게 가끔 최고의 훈장을 수여한 것도 실업구제에 대한 공로 탓이다.

대우가 진출한 바르샤바 공장 근로자수는 2만여명으로,간접적인 고용창출효과는 그 이상이다.하지만 경쟁적인 프랑스기업들은 결코 이를 곱게 보지 않는다.김회장은 『한국에서는 이런데 너무 과민대응을 하는 것같다』며 『쓸데없는 말을 만들어 장사에 지장을 주고 있다』고 한국으로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외국과 한국에서 대우의 투자능력에 문제를 제기하는데 마음이 불편한 것이다.지난 24,25일 헬무트 콜 독일총리와 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을 잇따라 만난 것도 대우의 유럽본사 설립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루마니아를 배경으로 한 드라큐라 얘기는 실제와 다르다.드라큐라는 오스만 터키족에 맞서 루마니아를 지켜낸 애국지사였지만 영국의 한 소설가에 의해 흡혈귀로 둔갑했다.서방언론의 왜곡된 시각으로 혹시 한국기업이 루마니아의 드라큐라 식으로 변모하지 않을까 한국업체의 한 관계자는 걱정했다.〈바르샤바=박정현 특파원〉
1996-07-0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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