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용사 유해 50여구 가매장/서귀포 하천변 방치 45년

무명용사 유해 50여구 가매장/서귀포 하천변 방치 45년

김영주 기자 기자
입력 1996-06-07 00:00
수정 1996-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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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때 방위군징집… 제주수용서 사망/유족들이 확인 “위령탑이라도 세웠으면”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천 둔치에 6·25당시 「국민방위군」으로 징집됐다가 훈련중 숨진 50여구의 유해가 가매장된 채 45년간이나 초라하게 방치돼 현충일을 맞은 유족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가매장된 주인공들은 6·25발발 직후인 1950년 12월 전시병력동원령에 따라 편성된 만 17∼40세의 제2국민병역 해당자로 51년 1·4후퇴 무렵 최후방 제주로 퇴각,당시 서귀포시 강정국민학교에 마련된 「특수공동수용소」에서 수용생활을 하던 사람중 일부.

당시 이곳에는 최대 2천∼3천명이 수용돼 있었으나 50년 12월∼51년 3월 사이 이른바 군 착복사건인 「국민방위군사건」이 발생,제주까지 군수물자가 제대로 보급되지 않는 바람에 굶어 죽거나 디프테리아에 감염돼 병사한 것.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게 된 것은 50년 12월23일 경기도 화성군 반월면 사사리(현재 안산시 사사동)에서 국민방위군으로 징집됐다가 이곳에서 숨진 김국진씨(당시 37)의 장남 흥순씨(61·상업·서울시 강서구 염창동 2774의 34)의 끈질긴 노력 때문이었다.

김씨는 이곳에 수용됐던 3∼4명의 고향사람을 통해 부친소식을 전해 듣고 20여년간 조사 끝에 수십구의 유해가 가매장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김씨는 지난 93년 현지에 「무명용사탑」만이라도 건립해줄 것을 청와대와 서귀포시 등에 진정했지만 국방부나 육군본부 등 관계기관이 『전사자료가 없어 공식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히고 있어 3년째 그대로 방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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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현충일을 맞을 때마다 아무 표석도 없이 하천변에 잠들어 있는 부친에게 불효하고 있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면서 『「무명용사」에 대한 국가차원의 배려가 아쉽다』고 말끝을 흐렸다.〈제주=김영주 기자〉
1996-06-0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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