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 타이밍이 중요하다(사설)

경제정책 타이밍이 중요하다(사설)

입력 1996-05-28 00:00
수정 1996-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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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처들이 당면경제대책 마련에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나웅배 부총리가 국제수지방어를 당면경제정책의 최우선과제로 삼겠다고 밝히면서 27일에만 각부처 1급회의,당정회의 등을 열어 경제현안을 협의했다.28일에 이어 금주중 부처간 협의와 경제장·차관회의가 열릴 예정이어서 조만간 어떤 형태로든 경제대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경제부처들은 올 들어서 최근까지도 경제에 별다른 이상현상이 없음을 거듭 강조해왔다.수출문제만 하더라도 4월의 급격한 수출둔화에 업계측이 심각한 우려를 보일 때도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해왔다.우리는 경제부처의 갑작스러운 대책마련이 이러한 상황인식의 변화에 의한 것인지,아니면 김영삼 대통령이 지난주말 경제부처의 안이함을 질책한 데서 연유하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대통령이 직접 경제현안에 대한 경제부처의 안이한 판단을 지적하면서 대책마련을 지시할 정도라면 경제부처의 기본적 자세에 심각한 문제가 있지 않으냐는 생각이 든다.경제의 동향을 누구보다도 정확히 판단,필요한 정책수단을 구사함으로써 경제를 안정되게 운용할 책임을 진 곳이 경제부처다.이런 점에서 경제부처의 뒤늦은 정책대응 움직임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정부가 지나치게 비관론을 갖는 것은 금물이지만 그렇다고 현상과 격리된 낙관적 견해는 정책의 타이밍을 놓치기 십상이다.이번 수출부진문제의 경우 추세가 분명히 수출격감을 드러내고 업계가 반도체등 주종품목의 수출위기를 예고했으나 이것이 수용되지 않았고 그결과 뒤늦은 대책이 마련되고 있는 것이다.정부의 낙관적 견해는 물가와 경제성장에도 나타나고 있다.올 1·4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은 7.9%로 나타나 이를 경기연착륙으로 해석하는 분위기이나 투자등 경기 하드랜딩의 위험요소가 많다.경제정책만큼 타이밍이 중요시되는 분야도 없다.한번 실기하면 그 효과는 반감되고 만다.

경제부처는 국제수지뿐 아니라 경제전반을 정밀히 총점검,상황대응에 실기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1996-05-2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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