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아들이 필요한 이유/이경자 작가(굄돌)

내게 아들이 필요한 이유/이경자 작가(굄돌)

이경자 기자 기자
입력 1996-05-23 00:00
수정 1996-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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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들어오는 시간이 제멋대로였던 남편.어떤 날은 행방이 묘연한 외박도 하던 남편.그래서 여러가지로 속상한 마음을 얘기하면 나보다 나이 더 드신 아내들은 이렇게 나를 위로했다.

『그래도 남편이 술마시고,늦게 오고 외박할 때가 좋다』난 그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그런데 요즘 내가 바로 그런 말을 하게되었다.

술마시고 외박할때의 남편이 좋다고.

남편은 시계처럼 돌아온다.귀찮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래서 생각해봤더니 그에겐 집으로 오는 재미가 있을법했다.늙고 닳아버린 아내,스무살 처녀 딸,열여섯 봉우리 딸.이렇게 여자가 고루고루 셋이나 있는 집이니 얼마나 좋으랴.

하지만 난 늙고 닳아버린 남편밖에 없다.대학생 아들을 가진친구가 부러워 죽겠다.젊고 깨끗하고 배반하지 않을,더욱이 자기가 낳아놓은 아들이 집안에서 왔다갔다 한다는 것,비록 다른 방에서 잠을 자지만 생활을 함께 하는 남자가 있으니··· 그래서 아들 가진 친구가 부럽다.비록 혼인을 시키면 며느리에게 아들을 빼앗기는 기분이야 들겠지만 그래도 이혼할수 있는 남편,배반의 가능성이 있는 애인에야 비할까.그래서 나는 아들을 갖고싶다.

아들 가진 친구는 『마음이 든든하다』고 한다.제사를 지내주고 노후에 같이 살수있어서? 그 이유만은 아닐것 같다.남편도 남자고 아들도 남자다.그런데 두남자는 성격이나 역할이 다르다.

사람은 인간관계,혹은 인간환경이 조화로울수록 행복하고 균형감각을 가질수 있을 것이다.딸자식 뿐이거나 아들 자식 뿐일때,아들 딸 고루 두고 양친부모 다 계신,그런 환경만 하랴.

그래서 결코 헤어지지 않아도되는 애인같은 아들 가진 친구가 부럽다.
1996-05-2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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