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보다 상표·기술도입이 돈벌이 쉬워/로열티 지급액 급증에 우려

개발보다 상표·기술도입이 돈벌이 쉬워/로열티 지급액 급증에 우려

오승호 기자 기자
입력 1996-05-16 00:00
수정 1996-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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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 투자 경쟁국보다 소홀” 반증/원본기술 개발로 국제경쟁력 높여야/정부,세제혜택·각종 지원금 등 대책 강구

국제수지를 악화시키는 주범 중 하나가 국내 업계의 로열티(기술대가)지급이다.로열티 지급액이 해마다 급증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국내 업계가 세계화(Globalization)전략을 구사한다는 명분 아래 선진국으로부터 기술도입을 크게 늘리고 있는 반면 기술개발 분야에 대한 투자는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고 있는 점이 맞물려 있다.

국내 업계가 선진국으로부터 도입하는 기술은 반도체 등의 첨단분야가 주종을 이룬다.재경원 분석에 따르면 62년부터 지난 해 11월까지 국내 업계가 지불한 총 로열티 중 전기·전자 분야가 전체의 43.8%나 차지했다.재경원 관계자는 『국내 굴지의 전자업계의 경우 연간 반도체 분야에서 치르는 로열티가 수억달러나 된다』며 『기업이 생존전략으로 이같은 투자성 지출을 불가피하게 늘려야 하는 면도 있지만 이것이 국제수지 악화를 가져오고 있다는 데 정부의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재경원은 국내 업계가 무턱대고 외국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하려는 경향은 하루빨리 고쳐져야 한다고 지적한다.재경원 관계자는 『공익 차원에서는 불필요한 사치성 기술을 도입하는 경우도 많다』며 『물론 국내에 수요가 있기 때문이며 기술을 도입하지 않을 경우 외국제품을 수입해야 하는 모순이 있기는 하나 장삿속만을 챙기려는 기업의 관행도 이제는 고쳐져야 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이는 역으로 국내 업계의 기술개발 투자가 미흡하다는 점을 말해주는 것이다.

재경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국내 총생산(GDP)대비 기술개발 투자비 비율은 91년에 1.83%였다.그러나 같은 해 선진국의 경우 미국은 2.72%,일본 3.08%,독일 2.81%로 우리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보였다.

기술개발 투자비는 91년의 경우 우리나라는 32억달러에 그친 반면 미국은 1천5백43억5천만달러,일본 9백3억3천만달러,독일 4백18억달러였다.91년 당시 국내 업계가 치른 로열티는 11억8천3백70만달러로 전체 기술개발 투자비의 3분의 1 가까이나 된다.

이와 관련,재경원 관계자는 『국내 업계 중에는 일본 등의 선진국에서 이미 4∼5년 전에 생산을 중단한 제품의 기술을 비싼 로열티를 치르고 도입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기술도입에 대한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것을 국내 업계가 안이하게 생각해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경원은 무역외 수지가 악화되는 가장 큰 요인이 로열티 및 광고 선전비로 대표되는 기타 용역수지에 있다는 점을 중시,대응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중이다.구체적인 대안은 마련하지 않았지만 기술개발 투자에 대한 세제지원 및 기술개발 관련 각종 지원금을 늘리는 방안이 강구되고 있다.

기술개발에 대한 정부의 효율적인 지원 및 업계의 기술개발에 대한 의욕이 함께 제고돼야 할 시점이다.〈오승호 기자〉
1996-05-1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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