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선연기론과 옐친측 불안/류민 모스크바(특파원 코너)

러 대선연기론과 옐친측 불안/류민 모스크바(특파원 코너)

류민 기자 기자
입력 1996-05-07 00:00
수정 1996-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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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 러시아대통령 진영에서 나온 대선연기론이 러시아정치권은 물론 유권자들사이에 일파만파를 일으키고 있다.

옐친 대통령의 경호실장인 알렉산드르 크르자코프는 지난 일요일자 영국 옵서버지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영향력있는 사람들이 선거연기를 주장하고 있으며 나도 선거연기쪽』이라고 「자신있게」밝혔다.대선연기론은 지난해 말부터 옐친진영에서 조금씩 흘러나왔으나 그의 가장 측근인물이 직접적으로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선거 한달 남짓을 남기고 옐친 선거진용의 불안한 일단을 나타낸 것이기도 하지만 옐친을 비롯한 최고권력층사이에 연기논의가 있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대목이라고도 볼수 있다.

특히 이 발언은 지난달 27일 13명의 러시아은행과 대기업 최고경영진이 『6월선거는 누가 되든 내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면서 대선일정에 대해 후보들간에 타협점을 마련하라고 촉구한데 이어 불거져 나왔다.옐친진영에서 모종의 연기각본을 이미 마련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다.러시아의 은행과 주요 대기업 인사들은 그동안 옐친 대통령을 공개혹은 비공개적으로 지지해왔기 때문이다.

보도는 즉각 공산당후보인 주가노프진영의 반격을 가져왔다.주가노프후보는 『소문으로만 나돌던 대선연기 음모가 현실로 다가오는 것같다』면서 『옐친 대통령은 선거연기에 따른 응분의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주가노프는 즉각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업가들이 제안한 선거연기에 결코 찬성할 수 없으며 이는 옐친선거진영의 음모』라고 비판했다.

정치분석가들은 『옐친 대통령의 「입」과도 같은 코르자코프의 연기론발언은 옐친진영이 선거를 앞두고 두 쪽으로 갈린 것을 나타낸 것』이라고 분석한다.옐친진영에서는 그동안 패배를 감수하고라도 헌법대로 선거를 치러야된다는 쪽과 옐친이 그동안 헌법을 항상 준수해오지 않았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고라도(불리하면)선거를 연기해야 한다는 쪽으로 나눠져 있었다는 얘기다.

러시아전문가들은 선거가 연기되든 그렇지 않든 최고위층인사들 사이에 일단 선거연기론이 운위되는 것은 러시아 민주주의의 위기의 일단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1996-05-07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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