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모임이 목소리 높이는데(박갑천 칼럼)

동성애 모임이 목소리 높이는데(박갑천 칼럼)

박갑천 기자 기자
입력 1996-04-17 00:00
수정 1996-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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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옛임금들 가운데는 동성애를 즐긴 경우들이 보인다.「한비자」(세난편)에 쓰여있는 위나라 영공도 그런사람이다.

그는 미자하라는 미소년을 총애한다.어느날밤 미자하한테 그 어머니의 급병소식이 전해진다.그는 임금의 수레를 타고 집에 간다.위나라법은 임금수레를 몰래타는 사람에겐 발뒤꿈치를 자르는 형을 내리게 돼있다.하건만 그 보고를 받은 임금은 그런 형을 각오한 효심을 칭찬한다.한번은 그가 임금을 모시고 정원을 산책할 때다.마침 열려있는 복숭아를 보고 따서 먼저 맛을 본답시고 절반이나 먹다가 남은 것을 바친다.

벌주자는 측근을 말리면서 임금은 이렇게 역성든다.『얼마나 나를 생각했으면 그 맛있는 것을 마저 먹지않고 나에게 주겠는가』폭 빠져있었던 듯하다.그러나 세월이 흘러 미추룸하던 고운태가 가시면서 임금의 사랑도 가신다.그와함께 옛날의 그 일들을 들추어내어 벌을 내리고 있다.똑같은 일을 두고도 때와 처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한비자의 세상을 보는 눈길이었다.

정신적 사랑인「플라토닉 러브」는 물론 「플라톤적 사랑」이다.플라톤은 80살로 죽을 때까지 독신이었다.하지만 그가 사랑했다는 남성이름을 적어놓은 옛문헌도 있는 모양이다.특히 시라쿠사의 참주 디오니시우스 1세의 동생 디온과의 관계를 그렇게들 본다.그자신 동성애하는 사람이었기에 남을 보는 눈길에도 색안경을 끼었던 것일까.그의 「향연」에는 스승 소크라테스를 동성애한 사람으로 표현해 놓고 있다.소크라테스가 그에게 말해줬다는 카르미데스라는 미소년에 대한 얘기가 그것이다.

동성애하는 사람들이 목소리 높이는 것을 외국에서의 일로만 아는 건 옛얘기.이젠 우리나라에서도 「인권운동」 차원의 깃발을 들고나선다.동성애도 이성애와 마찬가지로 존중돼야 한다면서.대학신문에 동성애자 인권운동모임을 만들겠다는 광고가 나고 이어 협의회를 발족시키고도 있다.어리둥절해진다.

남색을 뜻하는 유럽쪽말 「소도미」는 「구약성서」에 보이는 소돔과 관계된다.여호와의 두천사가 소돔땅에 가서 아브라함의 조카 롯의 집에 들렀을 때 검측한 마음의 소돔사내들이 몰려와 천사들을 남색용으로 내노라지 않던가.마침내 소돔은 「유황과 불이 비같이 내려」 망한다.성경이 동성애 보는 눈길은 곱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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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지나가는 심리상태라면 또 모를까.종교가 아니더라도 동성애에 고개끄덕이기는 어려워진다.세월이 더 흐르느라면 창녀의 권리선언도 나올 것인가.〈칼럼니스트〉
1996-04-1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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