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단 대우 80년대말부터 나빠져”/신영희씨가 본 북 예술계

“예술단 대우 80년대말부터 나빠져”/신영희씨가 본 북 예술계

박상렬 기자 기자
입력 1996-03-28 00:00
수정 1996-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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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직접지도… 안하자 직위·혜택 줄어/「기쁨조」 최고 대우… 신분상승 방편으로 선망

북한의 예술계는 경제난이 심각해진 80년대말부터 침체됐다.대우가 나빠졌기 때문이다.

북한의 만수대예술단 무용배우였던 신영희씨(35)는 27일 기자회견에서 『70∼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김정일의 직접 지도 아래 있어,높은 사회적 지위에 많은 혜택을 누렸지만 80년대말부터 직접 지도하지 않으면서 지위와 혜택이 낮아졌다』고 밝혔다.

그래도 일반 주민들에 비해서는 여전히 풍요롭다.전국 단위인 만수단 예술단,보천보 전자악단,왕재산 경음악단 소속은 물론 도단위급 예술단의 무용수들까지도 선망의 대상이다.

김정일이 특별 관리하는 전국단위 예술단은 고급 화장품과 각종 생필품 등을 중앙당의 부부장급 이상으로 수시로 배급받는다.도급 예술단도 명절 때면 각종 선물을 받는다.

지난 85년말 공연된 「5천명 대공연」에 참가한 무용수와 예술인들은 모두 일제 도시바 컬러TV를 한대씩 선물로 받았다.당시 과학자들은 『우리는 춤추고 노래하는 예술인만도 못하단 말인가』라며 자조했다고 한다.

왕재산 경음악단 등 김정일의 기쁨조 소속은 최고 대우를 받는다.해외공연 때문에 외국출장이 가능한 점도 매력이다.

여자 무용수는 얼굴과 몸매가 뛰어나 당정의 고위간부들과 접촉이 많다.하지만 무용관련 대학이나 전문학교를 지원하는 학생들은 주로 재일교포 출신이나 일반 노동자의 자녀들이다.이들은 신분상승의 방편으로 선망한다.당간부의 자녀들은 거의 없다.

여자 무용수들은 당 간부의 아들이나 당의 일꾼과 결혼할 가능성이 많고,기쁨조의 경우 당정의 고위층 자제와 결혼을 주선해 준다.

지난 85년9월 남북교환 예술공연단원으로 서울을 방문한 신영희씨는 서울 방문 이전 10일동안 전원이 고려호텔에서 합숙하며 행동지침 교육을 받았다.그 내용은 양식 식사법,침구정리법,호텔이용법 등이었다.

북한에 돌아가서 당초 주연급 5∼6명은 「화선입당」이라는 특별입당이 추진되었으나 남측 대표단에 행사내용을 잘못 설명한 북측 행사요원은 훈장 및 공로메달로 격하됐다.

평양에 돌아간뒤 해외 여행 경험이 많은 만수단 예술단원들 조차 『한번만 더 공연했더라면 미치고 말았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다.실수했을 경우의 비판과 징벌 때문에 극도의 불안을 느끼며 긴장한 상태였기 때문이다.〈박상렬 기자〉
1996-03-28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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