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윤리 수준」이 골찌라는데…(박갑천 칼럼)

국회의원 「윤리 수준」이 골찌라는데…(박갑천 칼럼)

박갑천 기자 기자
입력 1996-02-28 00:00
수정 1996-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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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란 좋은 자리 차지하기 위해 양심을 물물교환하는 커다란 시장이다』.프랑스의 7월혁명으로 이룩된 7월왕조(1830∼1848)시대 의회정치를 비꼬면서 유행했던 풍자다.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고 내세우기는 했다.그러면서도 당시의 정부는 선거권을 제한하여 부르주아에게만 참정권을 준다.소수의 선거유권자는 국회의원으로부터 장사보조금을 받고 그가족들은 좋은 자리를 차지할뿐만 아니라 재판의 편의까지도 받았다.4백50명 국회의원 가운데 끼이는 1백93명의 관리는 승진되었으니 끼리끼리 실속챙기는 얼개였다.고드름초장같은 주권재민.2월혁명은 당연한 귀결이었다고 할것이다.

케케묵은 남의 나라 옛얘기 끄집어낸 까닭은 있다.『양심을 물물교환한다』는 말이 역사가 흘렀는데도 살아있다고 느껴지게 하는것이 그동안의 우리 선거풍토였기 때문이다.깨끗한 선거 치르겠다는 당로자의 뜻과는 달리 선거판이 벌어진다하면 붉덩물은 밀려들던것 아닌가.『당선되고 보자』는 대전제앞에 양심은 꾀죄죄하기 이를데 없는 것이었다.

이런 현실을 뒷받치는게 얼마전 한국갤럽의 「직업별 윤리수준평가」설문조사 결과에 나타난다.신부가 맨위고 국회의원은 맨꼴찌였으니 「선량」이라는 이름이 부끄러워진다.『양심을 물물교환한다』고 느끼는듯한 응답이다.특히 14대국회는 재적의원 5분의1이 당적을 옮겨다녔고 개중에는 세번이나 바꾼 「철새」도 있었다.그런 행적이 국민들 눈에는 정치적 소신보다 금배지만 남상거리는 것으로 비친다는게 사실이다.그래서 꼴찌같아 뵈기도 한다.

『사람으로서 그 언행에 신의가 없으면 무슨 일을 할수있다 하겠는가』(「논어」위정편)고 소리높인 공자는 다시 이렇게 가르친다.『말이 성실하고 신의가 있으며 행동이 도탑고 공경스러우면 오랑캐나라에서도 받아들여진다.그러나 말이 성실치 못하고 신의가 없으며 행동이 얄팍하고 겸손하지 못하면 제고장에서인들 받아들여지겠느냐』(위령공편).자장의 물음에 대한 답변이었다.범인도 마음써야할 몸가짐이거늘 국회의원같은 지도층 인사에 있어서이겠는가.

「윤리수준 꼴찌」로 인식되는 사람들에 의해 이나라 정치가 마름질된다는건 불행한 일이다.선량 여러분은 야다하면 고개숙일 일이 아니라 먼저 공자가 말한바 신의와 성실성을 보임으로써 윤리수준평가부터 높이도록 근사모아야겠다.국민이 거기 신뢰를 얹는것이 일의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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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대총선의 막은 올랐다.한데 벌써부터 이는 불미한 소식들.꼴찌벗어나긴 어렵다는건가.
1996-02-2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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