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여운 아직… 고베항 70% 복구/일 판신대지진 1년

심리적 여운 아직… 고베항 70% 복구/일 판신대지진 1년

강석진 기자 기자
입력 1996-01-17 00:00
수정 1996-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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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알코올 중독 늘어 사회문제화/121조원 투입… 공공시설 재건 “순조”

일본 고베(신호)시 일대를 강타했던 한신(판신)대지진이 일어난지 17일로 만1년이 된다.지진이 많은 일본에서조차 1천년에 한번 일어날 대규모 지진이었다는 한신대지진은 일본사회에 커다란 충격파를 그렸었다.

6천3백여명이 희생된 한신대지진의 피해는 아직도 주민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다.양친을 잃은 어린이만 5백60여명.졸지에 고아가 된 이들 어린이가운데는 아직도 3분의1정도가 부양해줄 곳을 찾지 못해 피난시설과 고아원등에서 생활하고 있다.또 지진의 공포,뒤이어 발생한 화재의 악몽,가족을 잃은 충격이 주민들을 심리적으로 괴롭히고 있고 일부 피해자들은 이를 잊기 위해 술에 매달리는 알코올의존증도 스며들고 있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폐허위에 다시 삶의 터전을 일구기 위해 바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효고(병고)현과 고베시는 총사업비 17조엔(약 1백21조원)을 투입하는 부흥계획을 실행하고 있다.그들은 단순한 복구가 아니라 부흥을 이루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그들은 지진당시 혼란을 질서로 극복한 것을 자랑스러워 한다.이에 대해서는 매뉴얼사회인 일본에서 매뉴얼이 없었기 때문에 무기력하게 관의 지원을 기다린 것뿐이라는 폄하도 있지만 매뉴얼이 없을때 약탈과 폭동을 일으킨 미국 LA지진과는 여하튼 좋은 대조가 됐었다.또 「분발하자 고베」라는 구호를 내건 고베연고 프로야구팀 오릭스가 지난해 저팬시리즈에서 준우승을 하자 고베시민들은 준우승까지 분발한 오릭스팀을 뜨겁게 환영,연대감을 북돋기도 했다.화재로 싹쓸이가 된 나가타구등 낙후된 지역은 새로운 도심지를 만들기 위한 계획이 실천을 기다리고 있다.

지진으로 무너지거나 쓸 수 없게 된 건물은 지난 1년동안 거의 대부분 철거됐다.장마철에 집중적으로 작업이 이뤄져 이제는 개인주택등 일부만 미철거상태로 남아있다.그러나 새로운 건설작업은 도로,부두,고가도로등 공공시설이 우선대상이 되고 있어 빌딩,주택의 재건작업은 늦어지고 있다.이에 따라 지진당시 항구기능이 마비됐던 고베항의기능은 70%가량 복구됐으며 길게 넘어져 지진의 위력을 실감케 했던 고베시내 한신고속도의 고가도로는 교각이 세워져 상판을 기다리고 있다.

효고현과 고베시는 심각한 피해를 입은 케미컬 슈즈(신발)업계의 부흥계획을 단순히 옛날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생산시설을 첨단화하고 동시에 대량고용이 가능한 멀티미디어산업 유치방안도 구상하고 있다.고베시는 또 고베항을 더욱 발전시켜 세계적인 항구로 만드는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지진후 무너진 「안전신화」에 놀란 일본정부는 도로,건물등의 내진기준을 크게 강화했다.수도고속도로공단은 오는 97년까지 도쿄 일원 수도권 고가도로의 교각 7천2백기의 안전강화공사에 착수했다.

한편 2백여명의 사망자를 내는 등 인적,물적 피해를 크게 입었던 고베시와 효고현 일대의 재일동포들도 생업기반을 완전히 잃어버린 동포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점차 정상을 찾아 생업에 힘쓰는 분위기다.<도쿄=강석진특파원>
1996-01-1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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