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도일대 부동산 70여곳 매입/돈세탁 거친뒤 친인척 계좌에도 숨겨
전두환 전대통령은 아들까지 동원,비자금을 현금화하는 등 치밀한 「은닉작전」을 편 것으로 검찰조사결과 속속 드러나고 있다.
노태우 전대통령보다 한발 앞선 전씨의 은닉수법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장기 무기명채권의 대량매입.전씨는 퇴임을 1년 가까이 남겨둔 87년 4월부터 산업금융채권,장기신용채권,양도성예금증서(CD)등을 무더기로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들 금융상품은 소유주가 드러나지 않는데다 상환기간도 길어 안정적으로 비자금을 숨길 수 있는 곳이다.또 만기가 되면 다른 사람의 명의를 빌려 돈세탁을 거친뒤 현금화하기도 쉽다.
최근 검찰은 그 전형적인 사례를 잡아냈다.
금융실명제 실시 직후인 93년12월 동북아전략연구소장 김승환씨(47)는 평소 거래가 있던 부국증권 장옥수 상무(51)를 찾아가 『출처를 밝힐 수 없는 돈이니 돈세탁을 거쳐 현금화시켜달라』며 1억원짜리 산업금융채권 20장을 건넸다.장상무는 이를 주변증권회사의 고객및 직원 계좌에분산 예치시킨 뒤 5차례에 걸쳐 현금으로 인출,트렁크에 담아 김씨에게 넘겨주었다.김씨는 미국 유학시절 전씨의 아들 재국·재용씨와 사귄 인물로 이번 검찰수사과정에서 이 돈은 전씨 비자금의 일부로 드러났다.
거액의 가·차명계좌를 보유하고 있다 덜미를 잡힌 노씨와 달리 전씨에게서 묵직한 계좌가 발견되지 않는 이유는 또 있다.검찰은 전씨가 측근을 통해 금융실명제 실시 정보를 사전입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가·차명계좌를 정리,다른 은닉처로 옮길 수 있는 「여유」가 있었던 것이다.
검찰은 이와 관련,전씨가 친·인척 명의로 소유하고 있는 서울·경기일대 70여곳의 부동산 가운데 20여곳이 실명제 실시 이후 집중매입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나머지 부동산은 재임중인 82년부터 88년까지 사들인 것으로 현시가로 1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전씨의 주요 비자금 은닉처가 부동산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최근에는 서울 방배동 799의 10 대지와 J빌라를 안현태 전청와대경호실장 명의로 소유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또 전씨 비자금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친·인척 명의의 계좌 14개가 검찰에 포착됐으며 검찰조사를 받은 처남 이창석·동서 홍순두씨 등 친·인척과 28일 출국금지 조치된 장세동·안현태 전경호실장,사공일 전청와대경제수석,안무혁 전국세청장 등 측근들도 비자금 조성 및 관리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박용현 기자>
전두환 전대통령은 아들까지 동원,비자금을 현금화하는 등 치밀한 「은닉작전」을 편 것으로 검찰조사결과 속속 드러나고 있다.
노태우 전대통령보다 한발 앞선 전씨의 은닉수법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장기 무기명채권의 대량매입.전씨는 퇴임을 1년 가까이 남겨둔 87년 4월부터 산업금융채권,장기신용채권,양도성예금증서(CD)등을 무더기로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들 금융상품은 소유주가 드러나지 않는데다 상환기간도 길어 안정적으로 비자금을 숨길 수 있는 곳이다.또 만기가 되면 다른 사람의 명의를 빌려 돈세탁을 거친뒤 현금화하기도 쉽다.
최근 검찰은 그 전형적인 사례를 잡아냈다.
금융실명제 실시 직후인 93년12월 동북아전략연구소장 김승환씨(47)는 평소 거래가 있던 부국증권 장옥수 상무(51)를 찾아가 『출처를 밝힐 수 없는 돈이니 돈세탁을 거쳐 현금화시켜달라』며 1억원짜리 산업금융채권 20장을 건넸다.장상무는 이를 주변증권회사의 고객및 직원 계좌에분산 예치시킨 뒤 5차례에 걸쳐 현금으로 인출,트렁크에 담아 김씨에게 넘겨주었다.김씨는 미국 유학시절 전씨의 아들 재국·재용씨와 사귄 인물로 이번 검찰수사과정에서 이 돈은 전씨 비자금의 일부로 드러났다.
거액의 가·차명계좌를 보유하고 있다 덜미를 잡힌 노씨와 달리 전씨에게서 묵직한 계좌가 발견되지 않는 이유는 또 있다.검찰은 전씨가 측근을 통해 금융실명제 실시 정보를 사전입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가·차명계좌를 정리,다른 은닉처로 옮길 수 있는 「여유」가 있었던 것이다.
검찰은 이와 관련,전씨가 친·인척 명의로 소유하고 있는 서울·경기일대 70여곳의 부동산 가운데 20여곳이 실명제 실시 이후 집중매입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나머지 부동산은 재임중인 82년부터 88년까지 사들인 것으로 현시가로 1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전씨의 주요 비자금 은닉처가 부동산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최근에는 서울 방배동 799의 10 대지와 J빌라를 안현태 전청와대경호실장 명의로 소유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또 전씨 비자금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친·인척 명의의 계좌 14개가 검찰에 포착됐으며 검찰조사를 받은 처남 이창석·동서 홍순두씨 등 친·인척과 28일 출국금지 조치된 장세동·안현태 전경호실장,사공일 전청와대경제수석,안무혁 전국세청장 등 측근들도 비자금 조성 및 관리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박용현 기자>
1995-12-2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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