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우이웃에 따뜻한 손길을(사설)

불우이웃에 따뜻한 손길을(사설)

입력 1995-12-07 00:00
수정 1995-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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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 「세모의 소리」인 자선냄비가 등장했다.유난히 크고 무거운 사건사고로 지새운 한해여서 달마다 감당하기 벅찼고 아직도 태산 같은 무게의 사건이 우리를 짓누르고 있다.그런 때 찾아온 세모이니 삭막하고 썰렁하다.날씨 조차 근년에 드물게 서둘러 춥다.이렇게 찬바람부는 분위기로는 온정의 마음을 자극하여 이웃돕기로 연결하기가 쉽지않다.

언론사에서는 해마다 불우이웃돕기를 벌인다.올해도 12월 초하루부터 언론사마다 성금창구를 마련하고 있다.그러나 아직은 예년에 비해 호응이 아주 저조하고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고 한다.대형사건에 밀려 언론사나름으로 벌이는 성금 독려나 지면 할애도 부진하다.

「비자금파동의 영향으로 사람들 마음도 허황되어져서 작지만 따뜻한 정성의 가치가 소중하다는 마음이 허망해지게 되었다.이래저래 「불우이웃 돕기」는 시들한 상태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서로 위로하고 감싸는 온정을 발휘해야 한다.그것이 우리의 재생력이다.우리에게는 어려운 이웃을 보면 내일처럼 마음쓰는 심성이 있다.이 심성이야말로 많은 시련과 어려움을 이겨온 우리의 정신적 원동력이다.남향집 한채를 짓는 일조차도 『3대가 적선해야』가능하다고 믿을 만큼 선행을 삶의 철학으로 살아온 것이 우리다.

재벌들도 이제는 이른바 조세형 비자금 상납에서 해방되었다.기업의 윤리적 덕목인 이익의 사회환원 기능을 솔선해야 할 시점이 찾아왔다.우선 불우이웃돕기 창구에 성의를 보이기 바란다.밤하늘에 가득한 십자가의 불빛이나 세계제일의 불사를 이룩하는 한국 특유의 종교열도 민생의 구휼로 이어져야 한다.

복지정책이 확대되어 사회구휼을 시민의 호주머니에만 의지하는 현실도 극복할 때가 이제는 되었다.정책당국의 노력을 촉구한다.지금은 먼저 가까이에 있는 이웃의 설움부터 살펴보는 일에 우리 모두 관심을 모아보자.
1995-12-0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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