볏짚 기름흡착제로 “각광”/광양만 사고때 투입 1억6천만원 절감

볏짚 기름흡착제로 “각광”/광양만 사고때 투입 1억6천만원 절감

남기창 기자 기자
입력 1995-11-24 00:00
수정 1995-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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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착포갑스이 5%선… 위력은 3배

볏짚이 대접받고 있다.

지난해 한우값이 폭등해 소의 사육두수가 크게 늘면서 양축농가마다 사료용으로 볏짚을 사들이며 품귀현상까지 빚고 있다.

볏짚은 1천㎏(1t)에 12만원선이다.최상품 한가마(80㎏들이)에 13만원선인 쌀과 비교하면 15분의 1수준이다.㎏당 쌀은 1천6백25원,볏짚은 1백20원인 셈이다.쌀은 어디서나 쉽게 살 수 있지만 볏짚은 웃돈을 주어야만 살 수 있다.

지난 70년대 새마을운동으로 시골의 초가지붕이 기와와 슬레이트로 바뀌고,추곡수매용 가마니도 화학제품으로 만든 부대로 바뀌며 볏짚은 무용지물이 됐다.잘게 부숴 논바닥에 뿌려 퇴비로 쓰는 게 고작이었다.

그러나 사정이 달라졌다.지난 17일 전남 여천시 광양만에서 일어난 유조선 호남사파이어호의 기름유출사고에서도 볏짚이 위력(?)을 발휘했다.

바다 위에 뜬 조그만 기름덩이에 볏짚 한묶음(50원)을 던지자 「쉬쉬」 소리와 함께 10분만에 말끔히 빨아들였다.한묶음이 빨아들이는 기름의 양은 장당 1천원꼴인 흡착포(50×50㎝)한장이 걷어내는 양과 같다.

볏짚은 흡착포보다 값은 20분의 1밖에 안되지만 흡수력은 2∼3배가 높다.나중에 태워버리면 되기 때문에 2차오염도 없다.

이번에 광양만에서 기름을 걷어들이는데 쓴 볏짚은 모두 1만1천9백묶음(4.5t트럭 27대분).트럭 1대의 볏짚으로 바다의 기름 1t을 완전히 걷어냈다.10명이 하루에 갯닦이하는 양과 같다.인건비가 1억6천여만원이 절감된 셈이다.볏짚이 효자노릇을 한 셈이다.<순천=남기창 기자>
1995-11-24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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