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공산세력 부활하는가/고실업률·빈부격차로 민심이반 심각

동구 공산세력 부활하는가/고실업률·빈부격차로 민심이반 심각

이기동 기자 기자
입력 1995-11-22 00:00
수정 1995-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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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도 집권 유력… 신좌파행진 지속될듯

공산당 출신 대통령의 탄생으로 폴란드에서는 정부와 의회 모두를 옛공산세력이 차지하게 됐다.10년 싸움 끝에 지난 89년에 얻어낸 탈공산화를 자기들 손으로 스스로 거두어들인 셈이다.하지만 이런 현상은 폴란드가 처음은 아니다.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진지 6년여만에 옛동구국 대부분의 나라에서 공산세력은 사회주의라는 이름으로 권력전면으로 되돌아오고있다.지난 92년 옛소연방 국가인 리투아니아 총선에서 사회주의 연합이 압승을 거둔 이래 헝가리,체코,슬로베니아,불가리아,우크라이나,그리고 옛공산주의 종주국인 러시아까지 사회주의 열기는 점차 그 도를 더해가고 있다.

리투아니아는 92년 11월 총선에서 좌파세력연합이 의회전체의석의 35%를 차지했고 그해말을 전후해 슬로베니아,불가리아,리투아니아에서 모두 좌파들이 의회를 장악했다.93년 12월 소비예트 강제해산 직후 치러진 러시아총선에서도 러국민들은 공산당,농민당등 좌파세력과 우익민족주의 세력에 몰표를 주어 의회 다수의석을 차지하게 했다.94년 4월과 5월 우크라이나,헝가리 총선에서도 사회당이 압승을 거두었다.오는 12월 총선과 내년 6월 대통령선거를 앞둔 러시아에서도 공산세력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어 신좌파행진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이런 추세 뒤에는 각국 모두 공통적인 배경요인들을 갖고 있다.첫째는 공산당 몰락 뒤 집권한 소위 민주개혁세력의 실정이다.이들 모두가 하나같이 서구자본주의를 모델로 한 급진적인 시장경제화를 무리하게 추진해 고실업률,생산하락,빈부격차 등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이에 대한 반발이 민심이반의 첫째 요인이었다.둘째로는 공산당 세력들이 스스로 과거의 이념적인 경직성에서 벗어나 경제실정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등 실용적인 면모를 갖추었다는 점이다.이들은 「인간의 얼굴을 가진(사회주의적)자본주의의 실현」이라는 기치아래 사회보장제의 확충등을 내걸고 노약자,연금생활자등 개혁와중에 파생된 소외계층들로부터 지지를 얻어냈다.민주세력들의 부정부패,권력다툼,무능,권위주의적인 통치방식등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도 공산세력의득세에 좋은 토양이 됐다.소연방으로부터 독립을 위해 몸바쳤던 발트해 3국의 민주세력들 역시 이런 이유들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하나같이 버림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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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물론 이런 추세가 전통적인 공산주의의 부활로 연결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한 것으로 분석한다.국민들이 오랜 공산압정 끝에 얻은 자유의 귀중함을 이미 맛보았고 좌파세력 스스로가 현실적인 대안제시 등으로 체질개선을 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외교에서 그동안 고수해온 친서방 일변도 노선의 수정이나 국가기업에 대한 민영화정책의 속도조절등 정책면에서는 적지않은 노선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예상이다.공산당 몰락 이후 또 한번 미지의 실험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이기동 기자>

1995-11-2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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