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망 통해 옥외서도 업무처리/임대료 비싼 사무실 아예 없애기도/불필요한 사무인력 영업에 투입… 생산성 높여
마닐라의 기업체 부사장인 마크 앤터니 하비에르씨는 최근 일주일간 싱가포르 출장을 다녀왔다.출장중 그는 그러나 전혀 본사를 떠나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휴대용 컴퓨터를 통한 「전자사서함」(E-메일)을 통해 본사 사정을 속속들이 알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비에르 부사장의 얘기는 개인적인 경험담이지만 결코 한 개인이나 기업체에 한정된 것은 아니다.오늘날 미국과 유럽은 물론 아시아 전역에서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E-메일은 보편화하고 있는 컴퓨터 통신기술이 낳은 산물 중의 하나다.E-메일은 마치 팩스가 텔렉스를 용도폐기시킨 것과 마찬가지로 번거로운 「회의」나 「종이문서」의 존재가치를 제거해 버렸다.
컴퓨터와 통신기술의 발전이 주는 충격과 변화는 그러나 여기에만 그치지 않는다.그것들은 종이없는 사무실을 구현하는 데 만족하지 않고 「가상 사무실」로써 직원없는 사무실 혹은 「사무실 없는」 미래상을 가시화하고 있다.
가상 사무실은 컴퓨터 네트워크가 구성하는 가상의 공간이다.컴퓨터를 접속하는 전화선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일을 처리할 수 있어 「사무실」과 같은 기능을 수행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상적」이다.
가상 사무실은 임대료나 유지관리비가 비싼 사무공간을 필요로 하지 않고 사무인력을 영업에 투입,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매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미국 컴퓨터 거인 IBM과 광고대행업체인 치앗·데이,컴퓨터 메이커 콤파크,전신전화회사(AT&T)등은 「가상 사무실」의 개념을 도입해 재미를 본 기업에 속한다.특히 IBM은 이를 통해 지난해 7천만달러의 비용을 줄일 수가 있어 가상사무실의 긍정적 기능은 명쾌하게 입증됐다.
세계적인 회계법인 에른스트 앤 영은 「호텔링」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즉 본사방문시 필요한 공간을 사전에 「예약」한다는 것이다.따라서 항구적인 개인 사무공간의 필요를 원천적으로 없애 버렸다.이를 통해 이 회사는 사무실 공간을 25% 줄일 수가 있었다.
가상 사무실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보급된 컴퓨터 숫자가 많아야 하고 전화등 통신시설이 제대로 구비돼 있어야 한다.뿐만 아니라 가상 사무실이 구현되기 위한 필수품인 무선전화기(일명 셀룰러폰)이나 무선호출기(삐삐)등 통신기기의 발전은 필수적이다.
이런 점에서 전체 개인용 컴퓨터(PC)중 20%를 모뎀이 내장된 랩탑이나 노트북이 차지하고 있는 미국에서 가상사무실 개념이 확산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다.아시아에선 컴퓨터산업이 발달한 일본이나,무선전화기와 삐삐 보급에 있어 독보적인 홍콩과 싱가포르가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다.하지만 아시아지역의 부동산가격 상승에 따른 임대료상승과 인건비 폭등,그리고 무엇보다 정보통신산업의 발전은 멀지않아 아시아를 새로운 노동개념에 가장 이상적인 환경으로 탈바꿈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리처드 놀란 하버드대 경영대학 교수는 가상 사무실은 3년 안에 단순한 실험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주류」로 등장할 것이라고 진단한다.즉 그것은 비용절감을 추구하는 기업에겐 「경쟁력」있는 대안으로 안성맞춤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새로운 개념의 노동방식은 그 기능이 점차 다양화하고 첨단화하는 랩탑,노트북 컴퓨터의 발전과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 95」와 같은 더욱 편리해진 소프트웨어의 도움에 힘입어 확산속도가 배가될 것이 확실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미 「사무실」의 벽은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고 단언한다.컴퓨터 화상회의는 그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그리고 컴퓨터 재택근무(텔레커뮤팅)은 가상 사무실의 또 다른 단초라는 것이다.재택근무는 사생활을 중시하는 젊은층의 증가로 호응을 얻고 있고 이를 확대하면 곧 가상사무가 되지 않느냐는 주장이다.
그러나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다.우선 노동자들이 항상 밖에서 이동해야 하는 탓에 「공동체」의식이 희박해진다.돈벌이 장소외에 「사회화」기능을 수행하는 사무공간이 사라짐으로써 인간관계 자체가 변질될 가능성도 높다.<박희순 기자>
마닐라의 기업체 부사장인 마크 앤터니 하비에르씨는 최근 일주일간 싱가포르 출장을 다녀왔다.출장중 그는 그러나 전혀 본사를 떠나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휴대용 컴퓨터를 통한 「전자사서함」(E-메일)을 통해 본사 사정을 속속들이 알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비에르 부사장의 얘기는 개인적인 경험담이지만 결코 한 개인이나 기업체에 한정된 것은 아니다.오늘날 미국과 유럽은 물론 아시아 전역에서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E-메일은 보편화하고 있는 컴퓨터 통신기술이 낳은 산물 중의 하나다.E-메일은 마치 팩스가 텔렉스를 용도폐기시킨 것과 마찬가지로 번거로운 「회의」나 「종이문서」의 존재가치를 제거해 버렸다.
컴퓨터와 통신기술의 발전이 주는 충격과 변화는 그러나 여기에만 그치지 않는다.그것들은 종이없는 사무실을 구현하는 데 만족하지 않고 「가상 사무실」로써 직원없는 사무실 혹은 「사무실 없는」 미래상을 가시화하고 있다.
가상 사무실은 컴퓨터 네트워크가 구성하는 가상의 공간이다.컴퓨터를 접속하는 전화선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일을 처리할 수 있어 「사무실」과 같은 기능을 수행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상적」이다.
가상 사무실은 임대료나 유지관리비가 비싼 사무공간을 필요로 하지 않고 사무인력을 영업에 투입,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매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미국 컴퓨터 거인 IBM과 광고대행업체인 치앗·데이,컴퓨터 메이커 콤파크,전신전화회사(AT&T)등은 「가상 사무실」의 개념을 도입해 재미를 본 기업에 속한다.특히 IBM은 이를 통해 지난해 7천만달러의 비용을 줄일 수가 있어 가상사무실의 긍정적 기능은 명쾌하게 입증됐다.
세계적인 회계법인 에른스트 앤 영은 「호텔링」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즉 본사방문시 필요한 공간을 사전에 「예약」한다는 것이다.따라서 항구적인 개인 사무공간의 필요를 원천적으로 없애 버렸다.이를 통해 이 회사는 사무실 공간을 25% 줄일 수가 있었다.
가상 사무실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보급된 컴퓨터 숫자가 많아야 하고 전화등 통신시설이 제대로 구비돼 있어야 한다.뿐만 아니라 가상 사무실이 구현되기 위한 필수품인 무선전화기(일명 셀룰러폰)이나 무선호출기(삐삐)등 통신기기의 발전은 필수적이다.
이런 점에서 전체 개인용 컴퓨터(PC)중 20%를 모뎀이 내장된 랩탑이나 노트북이 차지하고 있는 미국에서 가상사무실 개념이 확산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다.아시아에선 컴퓨터산업이 발달한 일본이나,무선전화기와 삐삐 보급에 있어 독보적인 홍콩과 싱가포르가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다.하지만 아시아지역의 부동산가격 상승에 따른 임대료상승과 인건비 폭등,그리고 무엇보다 정보통신산업의 발전은 멀지않아 아시아를 새로운 노동개념에 가장 이상적인 환경으로 탈바꿈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리처드 놀란 하버드대 경영대학 교수는 가상 사무실은 3년 안에 단순한 실험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주류」로 등장할 것이라고 진단한다.즉 그것은 비용절감을 추구하는 기업에겐 「경쟁력」있는 대안으로 안성맞춤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새로운 개념의 노동방식은 그 기능이 점차 다양화하고 첨단화하는 랩탑,노트북 컴퓨터의 발전과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 95」와 같은 더욱 편리해진 소프트웨어의 도움에 힘입어 확산속도가 배가될 것이 확실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미 「사무실」의 벽은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고 단언한다.컴퓨터 화상회의는 그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그리고 컴퓨터 재택근무(텔레커뮤팅)은 가상 사무실의 또 다른 단초라는 것이다.재택근무는 사생활을 중시하는 젊은층의 증가로 호응을 얻고 있고 이를 확대하면 곧 가상사무가 되지 않느냐는 주장이다.
그러나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다.우선 노동자들이 항상 밖에서 이동해야 하는 탓에 「공동체」의식이 희박해진다.돈벌이 장소외에 「사회화」기능을 수행하는 사무공간이 사라짐으로써 인간관계 자체가 변질될 가능성도 높다.<박희순 기자>
1995-10-0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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