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수재 심상치않다(사설)

북한의 수재 심상치않다(사설)

입력 1995-08-31 00:00
수정 1995-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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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수재가 심각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북한은 1백50억달러의 재산피해에 5백20여만명의 수재민이 발생했다면서 유엔에 긴급원조를 요청했다.중요 곡창지대의 피해가 크다고 한다.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겐 설상가상의 타격이 아닐 수 없다.

북한당국은 유엔인도국(DHA)에 수재구호를,보건기구엔 의료진파견을,그리고 국제아동구호기금엔 식량지원을 각각 긴급요청했으며 유엔조사단이 북한에 파견되었다.자세한 실상은 조사결과 드러나겠지만 북한이 피해를 공개하면서 유엔에 체면불구의 원조를 요청하고 나선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그만큼 사태가 심각하다는 증거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유엔의 구호와 지원이 가능한 한 신속히 이루어져 북한동포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빨리 덜어주게 되기를 바란다.그러나 유엔의 지원에는 한계가 있다.우리도 가능한 한 구호해야겠지만 같이 수재를 당한 처지다.게다가 쌀제공이 준 상처로 적극적인 요청도 없는 북한을 자청해서 지원하겠다고 나설 입장도 아니다.

유엔이나 우리를 비롯한 국제적 지원이 이루어진다 해도 그것은 일시적 미봉책이지 근본적 해결책은 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북한의 이번 수재는 천재인 동시에 인재적 측면도 강하다.만성적 식량난과 함께 이번 수재의 심각한 피해는 치산치수 등 사회간접투자를 무시해온 폐쇄적 북한 사회주의체제의 구조적 모순에도 큰 책임이 있다.금년은 어떻게 넘긴다 해도 내년은 또 어떻게 할 것인가.

식량부족 등 북한이 안고 있는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은 체제변화 말고 다른 데서 찾을 수는 없다.남북화해와 공존속의 중국식 개방·개혁만이 북한의 살길이다.우리는 천재지변이 인간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있다.식량난과 수재는 북한이 고립해서는 살 수 없음을 자각케 하고 외부세계의 도움을 요청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 하늘의 명령이라 할 수 있다.우리는 그것이 북한의 진로 및 한반도정세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며 대비해나가야 할 것이다.

1995-08-3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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