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깎는 자성” 강조에 분위기 숙연/한은총재 이·취임하던 날

“뼈깎는 자성” 강조에 분위기 숙연/한은총재 이·취임하던 날

입력 1995-08-25 00:00
수정 1995-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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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해결 적임자 평가속 경계의 눈길

신임 이경식 총재의 취임으로 한국은행의 조직·업무·인사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이 예고되고 있다.이총재는 취임 이틀째인 25일 지폐유출사고가 난 부산지점을 방문,실태를 점검하는 데서부터 개혁작업의 시동을 건다.한은이 태풍권으로 들어섰다.

○…한은 별관 8층에서 열린 이신임총재의 취임식은 비장함까지 느껴진 숙연한 분위기에서 10여분간 진행됐다. 이총재는 『이번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제도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과감히 개선하고 책임질 부분에 대해서도 분명히 책임을 지도록 할것』이라고 개혁의 칼날을 예고.이총재는 이어 『중앙은행으로서 한은의 공신력이 크게 훼손됐다』면서 『조직체계나 규정을 운용하는데 미비점이 없는지를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해 적절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강조.

○…이에 앞서 김명호 전총재는 이날 상오 열린 이임식에서 감정이 북받치는 듯 한동안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그는 『평생을 받쳐 일해온 정든 한은을 불의의 사고로 갑자기 떠나게 돼 착잡한심경을 감추기 어렵다』고 울먹이는 듯한 목소리로 말한 뒤 국민과 관련기관,선배들에게 거듭 사과.

그는 『우리는 모두 일어나 뼈를 깎는 아픔을 참고 거듭 태어난다는 결연한 의지로 중앙은행 임직원으로서의 책무를 다함으로써 한은의 공신력 회복에 온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지적하고 『이번 일이 중앙은행의 중립성 보장이라는 당위성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김전총재는 이임사를 마치고 임원 및 부서장들과 악수를 나눈 뒤 별관에서 본관까지 도열한 직원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

○…한국은행 임직원들은 이신임총재의 임명에대해 『사태 해결의 적임자』라고 평가하면서도 경계하는 분위기.

이는 이총재가 한은출신이기는 하나 지난 57년 입행한 뒤 5년만에 경제기획원으로 자리를 옮겨 순수 「한은맨」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정통 관료에 가깝다는 평가와함께 이점이 한은 독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기 때문. 한은의 한 관계자는 『신임총재는 한국은행과 경제기획원,금융통화운영위원 등 공직생활을거치면서 풍부한 경륜을 쌓은 분』이라며 『조만간 사태가 원만히 수습돼 한은이 본연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

한은 노조도 『신임 총재가 중앙은행 독립성 보장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주의깊게 지켜보겠다』고 언급.<우득정 기자>
1995-08-2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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