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잡이 」·「누가 나를 미치게…」 등 잇따라 개봉/현대 사회의「남성 수난」 앵글에 담아/작품소재 획일화… 닮은 꼴 영화 양산
현대사회의 왜소화된 남성의 위상을 꼬집는 블랙 코미디류의 남성영화가 붐을 이루고 있다.치열한 생존경쟁의 현장에서 날로 의기소침해지는 남성의 풍자적 초상이 어느새 우리 영화의 단골 메뉴로 등장하게된 것.하지만 30대 젊은 감독들에 의해 주로 만들어지고 있는 이들 작품은 「남성수난」의 우리 현실을 영화속에 담으려는 선량한 작가의식에도 불구,영화의 소재를 획일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달 29일 개봉돼 현재 4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한 김의석 감독의 「총잡이」를 비롯,9월말 개봉될 구임서 감독의 「누가 나를 미치게 하는가」,지난달 촬영에 들어간 박헌수 감독의 「진짜 사나이」등이 이같은 흐름을 대표하는 영화들이다.
「총잡이」는 제약회사에 다니는 소시민 박대서(박중훈)가 권력과 폭력,성의 상징인 총 한자루를 우연히 손에 넣으면서 벌어지는 웃지못할 해프닝을 다소 계몽적으로다룬 작품.이러한 주제와 구성방식을 거의 그대로 따르고 있는 영화가 「누가 나를 미치게 하는가」와 「진짜 사나이」다.「누가…」의 주인공 역시 무기력한 제약회사 직원이다.소설가의 꿈을 묻어둔채 하루하루 영업실적에 매달려 사는 그는 직장상사의 등쌀에 기죽어 지내던중 예비군 중대의 총을 빼앗아 난동을 부린다.「진짜 사나이」또한 부진한 판매실적 때문에 재교육을 밥먹듯이 받는 무능한 자동차 세일즈맨을 모델로 삼는다.스트레스끝에 일상을 탈출해서 벌이는 소동을 로드무비 형식으로 다룬다.
「총잡이」에서 소심한 주인공이 총을 입수한뒤 적극적인 남자로 변해가는 것처럼 「누가 나를 미치게 하는가」의 이종두(이병헌)나 「진짜 사나이」의 사나이(권해효)도 본래 풀기없고 주눅든 인물들이지만 총을 들고난 후에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표변,사회에 통렬한 풍자를 가하는가 하면 평소 꿈도 꾸지못하던 돌발적 행동을 예사로 한다.이들 3편의 영화는 각각 줄거리는 약간 다르지만 한결같이 「총」을 주요 모티브로 삼고 있는 등 영화 전체의 분위기나 사건을 이끌어가는 스타일은 대동소이하다.현대남성의 일상탈출 심리를 다룬 블랙 코미디가 유행하면서 복제품을 방불케하는 닮은꼴 영화들이 양산되고 있는 것이다.「남성」을 다룬 영화는 이밖에도 「고추이야기」「포르노맨」「삼인조」「록앤롤 갱」등이 기획 또는 제작중이다.그런만큼 올해초 선보였던 이명세 감독의 「남자는 괴로워」이후 또다시 일고 있는 남성영화 붐은 코믹물을 중심으로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같은 영화소재의 획일화현상에 대해 한국영화제작가협회 김혜준 정책연구원은 『최근 영화제작의 흐름이 감독중심의 「작가영화」에서 시장성을 우선하는 「플래너(기획자)영화」로 옮겨지고 있는 추세와 무관하지 않을것』이라며 『일시적인 유행이나 흥행조류에 편승하지 않는,보다 다양하고 창의적인 영화적 상상력이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한다.<김종면 기자>
현대사회의 왜소화된 남성의 위상을 꼬집는 블랙 코미디류의 남성영화가 붐을 이루고 있다.치열한 생존경쟁의 현장에서 날로 의기소침해지는 남성의 풍자적 초상이 어느새 우리 영화의 단골 메뉴로 등장하게된 것.하지만 30대 젊은 감독들에 의해 주로 만들어지고 있는 이들 작품은 「남성수난」의 우리 현실을 영화속에 담으려는 선량한 작가의식에도 불구,영화의 소재를 획일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달 29일 개봉돼 현재 4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한 김의석 감독의 「총잡이」를 비롯,9월말 개봉될 구임서 감독의 「누가 나를 미치게 하는가」,지난달 촬영에 들어간 박헌수 감독의 「진짜 사나이」등이 이같은 흐름을 대표하는 영화들이다.
「총잡이」는 제약회사에 다니는 소시민 박대서(박중훈)가 권력과 폭력,성의 상징인 총 한자루를 우연히 손에 넣으면서 벌어지는 웃지못할 해프닝을 다소 계몽적으로다룬 작품.이러한 주제와 구성방식을 거의 그대로 따르고 있는 영화가 「누가 나를 미치게 하는가」와 「진짜 사나이」다.「누가…」의 주인공 역시 무기력한 제약회사 직원이다.소설가의 꿈을 묻어둔채 하루하루 영업실적에 매달려 사는 그는 직장상사의 등쌀에 기죽어 지내던중 예비군 중대의 총을 빼앗아 난동을 부린다.「진짜 사나이」또한 부진한 판매실적 때문에 재교육을 밥먹듯이 받는 무능한 자동차 세일즈맨을 모델로 삼는다.스트레스끝에 일상을 탈출해서 벌이는 소동을 로드무비 형식으로 다룬다.
「총잡이」에서 소심한 주인공이 총을 입수한뒤 적극적인 남자로 변해가는 것처럼 「누가 나를 미치게 하는가」의 이종두(이병헌)나 「진짜 사나이」의 사나이(권해효)도 본래 풀기없고 주눅든 인물들이지만 총을 들고난 후에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표변,사회에 통렬한 풍자를 가하는가 하면 평소 꿈도 꾸지못하던 돌발적 행동을 예사로 한다.이들 3편의 영화는 각각 줄거리는 약간 다르지만 한결같이 「총」을 주요 모티브로 삼고 있는 등 영화 전체의 분위기나 사건을 이끌어가는 스타일은 대동소이하다.현대남성의 일상탈출 심리를 다룬 블랙 코미디가 유행하면서 복제품을 방불케하는 닮은꼴 영화들이 양산되고 있는 것이다.「남성」을 다룬 영화는 이밖에도 「고추이야기」「포르노맨」「삼인조」「록앤롤 갱」등이 기획 또는 제작중이다.그런만큼 올해초 선보였던 이명세 감독의 「남자는 괴로워」이후 또다시 일고 있는 남성영화 붐은 코믹물을 중심으로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같은 영화소재의 획일화현상에 대해 한국영화제작가협회 김혜준 정책연구원은 『최근 영화제작의 흐름이 감독중심의 「작가영화」에서 시장성을 우선하는 「플래너(기획자)영화」로 옮겨지고 있는 추세와 무관하지 않을것』이라며 『일시적인 유행이나 흥행조류에 편승하지 않는,보다 다양하고 창의적인 영화적 상상력이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한다.<김종면 기자>
1995-08-0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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