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서 반도체까지 1백35억달러 시장작년
광복 50년 한·일국교정상화 30년을 지나는 동안 일본에서의 한국 위상은 꽤 높아졌다.이에 발맞춰 한국상품도 일본시장에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한·일국교가 정상화됐던 65년 두나라간의 교역은 2억1천2백만달러 수준에 불과했다.당시 우리는 일본에 불과 4천5백만달러 어치를 내다 팔았을 뿐이다.일본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55%에 지나지 않았다.우리는 저임금에 바탕을 둔 단순제품과 원자재를 주로 수출할 수 밖에 없는 수준이었다.생사를 비롯한 섬유류와 김등 수산품이 주력 수출상품이었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수출된 상품은 1백35억2천3백만달러 어치였다.30년 전의 3백배다.일본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9%로 높아졌다.그만큼 한국과 일본 양국관계가 경제면에서 긴밀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지난 한해 김치 한 품목만 대일 수출액이 3천5백만달러를 기록했다.
그래서인지 일본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한국상품은김치다.슈퍼마켓은 물론 시골의 조그마한 가게에도 김치는 필수진열품이다.인기가 높아지면서 일본산 김치도 많이 생산되고 있다.하지만 일본산 김치보다 한국산 김치는 두배나 되는 가격을 받고 있다.「비싼 몸」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양은 질을 변화시킨다.단순히 수출이 늘어난데 그치지 않고 질적인 변화도 눈이 부실 정도다.
65년까지만 해도 얼마 안되는 수출 가운데서도 공업제품은 전체의 16.9%에 불과했다.93년에는 80%를 넘어섰다.아직도 섬유류와 1차 산품이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지만 지난해와 올해 들어서는 반도체와 철강이 전체 대일수출을 주도하고 있다.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전기제품은 지난 한해동안 32억9천7백74만8천달러,철강 등 금속제품은 20억8백91만1천달러의 수출을 기록했다.올해 들어서도 지난 5월까지 54.3%,53.1%의 수출신장률을 보였다.
반도체는 급속한 수요증가로 공급자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값도 넉넉히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가파른 수출신장세가 오히려 일본 기업들의 경계심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삼성그룹의 한 중역은 『반도체의 수출에 관해 자세히 밝히기는 곤란하다.잘 써주는 것도 고맙지 않다』면서 『반도체는 일본기업들의 자존심이 걸린 산업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보호책이 강구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한국상품의 진출과 함께 최근 들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반도체·자동차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의 한·일기업간 기술제휴,차세대 기술개발을 위한 공동연구소 설립,일본기업 매수및 합병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2면서 계속>
<1면서 계속>
◎고려인삼 두번 안사는 이유 알아야
포항제철이 지난해 9월 기타규슈시의 한 강재가공 공장을 매입했으며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오디오 제품관련 첨단설계 기술보유업체인 「럭스」사를 인수했다.그밖에도 럭금과 히타치제작소,현대전자와 후지쓰,삼성전자와 도시바사이에 반도체및 고속신형 메모리 개발협력이 이뤄지고 있다.이에 대해 주일 한국대사관측은 「일본기업이 일부 한국기업의 기술수준과 경쟁력을 인정한 결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앞으로 일본에 내놓게 될 한국상품이 보다 더 기술집약적 고부가가치상품화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또 재일한국인들을 중심으로 도쿄의 곳곳에는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고 있기도 하다.이 가운데 한국 음식점 등은 일본인들도 즐겨 찾는 곳으로 발전하고 있고 금은세공,구두,가방제조업 등에는 벌써 한국인 「신거주자」가 상당한 정도로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이러한 상품들은 「메이드 인 코리아」는 아니지만 「메이드 바이 코리안」으로 일본 경제의 한 부분을 차지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일본에서의 한국상품 이야기가 핑크빛만은 아니다.실제로 소비자시장에서 김치말고는 크게 인기가 있는 한국상품을 찾아 보기 어렵다.
가전제품을 예로 들어보자.요즘 일제 코끼리 밥솥을 사들고 한국으로 가는 한국사람은 거의 사라졌다.세탁기·냉장고를 굳이 이사짐에 싣고 가는 예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우리나라 가전제품의 질이 크게 좋아졌기 때문이다.그렇다고 우리나라 가전제품이 일본시장에 파고들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점점 찾아보기 어려워지고 있다.지난해까지 도쿄의 전자제품 전문상가인 아키하바라에서 팔리던 삼성의 가전제품은 올들어 진열장에서 사라졌다.구매자가 없기 때문이다.애프터 서비스망이 갖춰지지 않은 것은 물론 질에 비해 값이 비싸기 때문이다.방어적 경쟁력은 높아졌지만 공격적 경쟁력은 향상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재일한국인을 상대로 아리랑이라는 월간지를 발행하고 있는 김종영씨는 이런 지적을 한다.『대부분의 일본사람들은 고려인삼을 한번 사지 두번 안산다.한번 맛들이면 두고두고 팔 수 있는 품목인데도 도대체 외국인들이 어떻게 먹어야 할지 친절한 안내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한국상품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약점의 하나인 「친절함」의 결여를 꼬집는 말이다.
이제 한·일 양국은 97년 건설시장 상호개방을 앞두고 있다.자동차도 멀지않은 장래에는 상호개방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다.미국,EU와 함께 세계 3대시장인 일본시장에서 한국상품이 성공을 거두느냐의 여부는 광복 50주년을 맞는 올해가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그리고 한·일 양국의 진정한 우호관계는 교역의 평형에서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도쿄=강석진 특파원>
광복 50년 한·일국교정상화 30년을 지나는 동안 일본에서의 한국 위상은 꽤 높아졌다.이에 발맞춰 한국상품도 일본시장에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한·일국교가 정상화됐던 65년 두나라간의 교역은 2억1천2백만달러 수준에 불과했다.당시 우리는 일본에 불과 4천5백만달러 어치를 내다 팔았을 뿐이다.일본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55%에 지나지 않았다.우리는 저임금에 바탕을 둔 단순제품과 원자재를 주로 수출할 수 밖에 없는 수준이었다.생사를 비롯한 섬유류와 김등 수산품이 주력 수출상품이었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수출된 상품은 1백35억2천3백만달러 어치였다.30년 전의 3백배다.일본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9%로 높아졌다.그만큼 한국과 일본 양국관계가 경제면에서 긴밀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지난 한해 김치 한 품목만 대일 수출액이 3천5백만달러를 기록했다.
그래서인지 일본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한국상품은김치다.슈퍼마켓은 물론 시골의 조그마한 가게에도 김치는 필수진열품이다.인기가 높아지면서 일본산 김치도 많이 생산되고 있다.하지만 일본산 김치보다 한국산 김치는 두배나 되는 가격을 받고 있다.「비싼 몸」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양은 질을 변화시킨다.단순히 수출이 늘어난데 그치지 않고 질적인 변화도 눈이 부실 정도다.
65년까지만 해도 얼마 안되는 수출 가운데서도 공업제품은 전체의 16.9%에 불과했다.93년에는 80%를 넘어섰다.아직도 섬유류와 1차 산품이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지만 지난해와 올해 들어서는 반도체와 철강이 전체 대일수출을 주도하고 있다.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전기제품은 지난 한해동안 32억9천7백74만8천달러,철강 등 금속제품은 20억8백91만1천달러의 수출을 기록했다.올해 들어서도 지난 5월까지 54.3%,53.1%의 수출신장률을 보였다.
반도체는 급속한 수요증가로 공급자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값도 넉넉히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가파른 수출신장세가 오히려 일본 기업들의 경계심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삼성그룹의 한 중역은 『반도체의 수출에 관해 자세히 밝히기는 곤란하다.잘 써주는 것도 고맙지 않다』면서 『반도체는 일본기업들의 자존심이 걸린 산업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보호책이 강구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한국상품의 진출과 함께 최근 들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반도체·자동차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의 한·일기업간 기술제휴,차세대 기술개발을 위한 공동연구소 설립,일본기업 매수및 합병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2면서 계속>
<1면서 계속>
◎고려인삼 두번 안사는 이유 알아야
포항제철이 지난해 9월 기타규슈시의 한 강재가공 공장을 매입했으며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오디오 제품관련 첨단설계 기술보유업체인 「럭스」사를 인수했다.그밖에도 럭금과 히타치제작소,현대전자와 후지쓰,삼성전자와 도시바사이에 반도체및 고속신형 메모리 개발협력이 이뤄지고 있다.이에 대해 주일 한국대사관측은 「일본기업이 일부 한국기업의 기술수준과 경쟁력을 인정한 결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앞으로 일본에 내놓게 될 한국상품이 보다 더 기술집약적 고부가가치상품화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또 재일한국인들을 중심으로 도쿄의 곳곳에는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고 있기도 하다.이 가운데 한국 음식점 등은 일본인들도 즐겨 찾는 곳으로 발전하고 있고 금은세공,구두,가방제조업 등에는 벌써 한국인 「신거주자」가 상당한 정도로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이러한 상품들은 「메이드 인 코리아」는 아니지만 「메이드 바이 코리안」으로 일본 경제의 한 부분을 차지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일본에서의 한국상품 이야기가 핑크빛만은 아니다.실제로 소비자시장에서 김치말고는 크게 인기가 있는 한국상품을 찾아 보기 어렵다.
가전제품을 예로 들어보자.요즘 일제 코끼리 밥솥을 사들고 한국으로 가는 한국사람은 거의 사라졌다.세탁기·냉장고를 굳이 이사짐에 싣고 가는 예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우리나라 가전제품의 질이 크게 좋아졌기 때문이다.그렇다고 우리나라 가전제품이 일본시장에 파고들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점점 찾아보기 어려워지고 있다.지난해까지 도쿄의 전자제품 전문상가인 아키하바라에서 팔리던 삼성의 가전제품은 올들어 진열장에서 사라졌다.구매자가 없기 때문이다.애프터 서비스망이 갖춰지지 않은 것은 물론 질에 비해 값이 비싸기 때문이다.방어적 경쟁력은 높아졌지만 공격적 경쟁력은 향상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재일한국인을 상대로 아리랑이라는 월간지를 발행하고 있는 김종영씨는 이런 지적을 한다.『대부분의 일본사람들은 고려인삼을 한번 사지 두번 안산다.한번 맛들이면 두고두고 팔 수 있는 품목인데도 도대체 외국인들이 어떻게 먹어야 할지 친절한 안내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한국상품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약점의 하나인 「친절함」의 결여를 꼬집는 말이다.
이제 한·일 양국은 97년 건설시장 상호개방을 앞두고 있다.자동차도 멀지않은 장래에는 상호개방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다.미국,EU와 함께 세계 3대시장인 일본시장에서 한국상품이 성공을 거두느냐의 여부는 광복 50주년을 맞는 올해가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그리고 한·일 양국의 진정한 우호관계는 교역의 평형에서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도쿄=강석진 특파원>
1995-08-0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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