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변조」 최씨 귀국 안하려 안간힘/「난민지위」 부여신청 언저리

「문서변조」 최씨 귀국 안하려 안간힘/「난민지위」 부여신청 언저리

진경호 기자 기자
입력 1995-07-04 00:00
수정 1995-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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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선 이미 퇴거령 항소 제기/당국결정 30∼40일 소요… 소환 불투명

「지방자치선거 현황보고」지시 외무부 전문의 변조·유출 사건이 사건의 본질과는 다른 방향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전문을 민주당 권노갑 부총재에게 전달한 뉴질랜드 대사관의 최승진 전 외신관은 당초의 「양심적인 비리폭로자」 모습에서 벗어나 귀국을 거부한채 3일 뉴질랜드 정부에 난민지위 부여신청을 했다.귀국해 진상을 밝히기보다 귀국후 「박해」가 예상된다는 「어거지」이유를 내세워 정치적 망명을 신청,어떻게 해서든 현지에 머물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외무부는 그가 민주당 동교동측에 전화를 걸어 『외무부가 이재춘 1차관보를 뉴질랜드에 몰래 보내 「귀국해서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이 변조를 지시했다고 얘기하기만 하면 아무 문제를 삼지 않을뿐 아니라 복직과 특진을 시켜 주겠다」고 회유했다』면서 정부와 민주당을 「이간」시키는 「술수」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최씨는 적어도 두달 안에는 귀국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최씨는 3일 뉴질랜드가 선임해준 로저 챔버스 변호사를 통해 난민지위를 부여해달라고 신청했다.또 로저 맥스웰 뉴질랜드 이민장관은 이를 검토중이라고 발표했다.검토에는 대체로 30∼40일 걸린다고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다.정부는 최씨의 경우 뉴질랜드 당국이 난민 지위를 부여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는 별개로 뉴질랜드 정부는 이날 상오 최씨에게 강제퇴거 명령을 내렸다.최씨가 직위해제를 당하고,귀국명령을 받은 상태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이재춘 차관보가 지난달 28일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으로 날아가 교섭한 결과이기도 하다.그러나 최씨는 뉴질랜드 정부의 퇴거명령에 대해 법원에 항소를 제기했으며 법원의 판결에는 평균 두달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이 기간중 난민지위를 얻어 뉴질랜드에 계속 머물겠다는 것이 최씨의 계산인 것이다.

따라서 최씨가 뉴질랜드를 떠나는 시기는 강제퇴거가 법원에서 확정되고,뉴질랜드 정부가 최씨의 난민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최종 결정하는 시점이 된다.양국 정부간 교섭에 따라 시기가 다소 달라질 수는 있지만 1년 이상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이 주한 뉴질랜드 대사관측 설명이다.

현재 최씨는 웰링턴을 떠나 뉴질랜드 최대 도시인 오클랜드 근교에 머무르고 있다.뉴질랜드 경찰은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급파된 이차관보와 면담을 시키기 위해 최씨의 신병을 확보했었다.이날 하오 최씨는 뉴질랜드 외무성 의전장과 경찰관계자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차관보,한현 외무부 외신1과장과 1시간30분과 30분 두차례에 걸쳐 면담했다.또 뉴질랜드 당국자들과의 합동면담 중간에 30분간 이차관보와 단독 면담을 하기도 했으나 귀국 설득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뉴질랜드 경찰 당국은 면담이 끝난뒤 최씨 변호인측의 보석요청에 따라 다시 최씨를 풀어준뒤 소재파악만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3일 저녁 남궁진·임채정 의원과 이상수 변호사를 뉴질랜드로 급파,최씨를 직접 만나 조사키로 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남궁진 의원은 출국에 앞서 『이번 방문에서는 외무부가 최외신관에게 문서변조를 지시한 증빙자료를 입수하는데 중점을 두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남궁 의원은 또 최씨가 2일 저녁 8시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에게 전화를 걸어와 『외무부의 이차관보가 뉴질랜드로 나를 찾아와 「김이사장이 (문서변조주장을) 시켰다고 해라.그러면 김영삼대통령을 만날 것이고 높은 자리로 특진도 될 것」이라며 2시간동안 회유했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최씨는 통화에서 『안기부 요원들이 납치하려 하고 있다』며 『나를 위해 범국민운동을 펴달라』고 요청했으며 이에 대해 김이사장은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으니 양심대로 떳떳이 살라』고 말했다고 남궁의원이 덧붙였다.

○…외무부 유광석 대변인은 『이차관보가 회유했다』는 최씨의 주장을 남궁진 의원이 발표한데 대해 『공당이 이같이 무책임한 주장을 할 수 있느냐』면서 『더 이상 최씨에게 놀아나 국민을 우롱하는 행태를 멈추라』고 촉구했다. 유대변인은 『30일 이차관보가 뉴질랜드 외무성,경찰 관계자들이 참석한 합동면담 중간에 따로 최씨와 30분간 만났으나,「잘못이 없다고 생각하면 남자답게 귀국해 조사를 받으라」는 설득을 했을뿐』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날 민주당이 진상조사단을 뉴질랜드에 파견한다는 소식을 접한뒤 『전문변조 혐의를 받고 있는 최씨를 만나면 검찰의 송환절차에 방해가 될 우려가 있다』며 파견중단을 민주당측에 요구했다.검찰은 이변호사같은 법률전문가와 사건의 한쪽 당사자인 남궁의원등이 검찰수사에 앞서 일방적으로 최씨를 만나게 되면,불리한 정황에 대해 사전에 「입을 맞추는 등」 검찰수사에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검찰이 조사할 예정인 사람을 민주당이 먼저 면담조사한다는 것은 진상를 제대로 밝히는데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뿐 아니라 그 의도에 대해 공연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진경호·이도운 기자>
1995-07-0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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