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시장의 마지막 봉사/양승현 사회부기자(현장)

최 시장의 마지막 봉사/양승현 사회부기자(현장)

양승현 기자 기자
입력 1995-07-01 00:00
수정 1995-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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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원 독려하며 현장서 뜬눈 밤샘

30일 새벽 4시 최병렬 서울시장은 법무연수원 경비실에 설치된 경찰지휘본부의 나무의자에 앉아 마지막 날을 맞고 있었다.노란 안전모자에 흰 마스크를 쓴 그는 몹시 착잡한 표정이었다.곁에서 경찰지휘관이 삼풍아파트 붕괴현장 구조상황을 보고하는데도 그저 고개만 끄덕거릴 뿐이었다.

시장 취임후 곧바로 성수대교 붕괴현장을 둘러볼 만큼 안전사고 방지에 혼신을 기울였던 「안전시장」.지하철공사장 생각만 하면 자다가도 벌떡 깬다고 스스럼없이 시민들에게 털어 놓던 수도 서울의 마지막 임명직 시장.

그는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또다시 구조현장으로 향했다.소방본부의 사고 현황판을 둘러 보고 유독가스가 자욱한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구조대원들의 밤샘작업을 독려했다.현장 책임자들에게는 추가 붕괴를 막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 지원 나온 군인과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안전을 책임졌던 1천만 서울시민에게 『영예롭게 임무를 마치고 이제 한사람의 시민으로 돌아 간다』는 마지막 인사를 구상해야 할 그 시간,그는 이렇게 뜬 눈으로 날을 밝히고 있었다.

현장에 있던 서울시 공무원,어느 누구도 그가 부르거나 묻지 않으면 스스로 다가가지 않았다.그는 밤새 철저히 혼자였다.얼굴 표정이 너무 굳은 때문은 아니었던 것 같다.불과 몇시간전 너털 웃음을 웃으며 『정말 홀가분하다』고 여유를 보이던 그의 자랑스런 마지막 날을 이렇게 망쳐 놓은데 대한 유구무언이었으리라.

최시장은 매사에 긍정적이다.항상 가장 편한 자세로 앉아 대화를 나누고 무슨 일이든 꺼리끼는 법이 없다.장관시절 명절때 선물꾸러미를 들고 찾아 오는 부하직원들을 아파트 1층 입구에서 경비원을 시켜 모조리 돌려 보낼 만큼 그는 공사가 분명하다.문민정부 출범 후 안기부장 내정설을 확인하러 집으로 찾아갔을 때도 『나는 아닐거요.전국구 의원이 얼마나 자유스러운데…』

그가 누리던 그만의 「자유」를 버리고 형극의 서울시장을 맡은 지 8개월.새 시장과 업무 인수인계를 해야 할 6월 마지막 날의 해가 밝아 오자 그는 복구가 끝날 때까지 새 시장을 도울 뜻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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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진 임기의 끝에 서서 「노력봉사」라는 말로 최시장은 다시 시민들 곁으로 다가 오고 있었다.
1995-07-01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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