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선거문화 가꾼 시민단체/박찬구 사회부 기자(오늘의 눈)

새 선거문화 가꾼 시민단체/박찬구 사회부 기자(오늘의 눈)

박찬구 기자 기자
입력 1995-06-29 00:00
수정 1995-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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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6·27 지방선거의 가장 뚜렷한 변화 가운데 하나는 선거판에서 관변단체의 그림자가 자취를 감추었다는 것이다.대신 그 틈새로 아래로부터의 선거문화 개혁을 외치는 시민단체들이 비집고 들었다.

전국 49개 시민·사회·종교단체들로 이뤄진 「공명선거실천 시민운동협의회」가 한달남짓 벌인 후보자 초청 정책토론회와 감시활동,투표참여 캠페인 등은 유권자들의 한표 행사에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많다.

관권이 시들고 금권이 가라앉은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올바른 한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판단의 기준을 제시해 주었다는 것이다.

「공선협」이 2주남짓의 선거운동기간 동안 전국 56개 지역에서 가졌던 60여차례의 후보초청 정책토론회는 후보와 정당 중심의 선거를 유권자 중심의 선거로 한발짝 다가서게 했다.이른바 「정책선거」로의 전환이다.

시민에 의한 「선거혁명」에는 불법선거운동을 감시하고 예방한 「공선협」 소속 3만여명의 자원봉사자와 모니터 요원들도 톡톡히 한 몫을 했다.

「공선협」 주요섭 (31)간사는『일방적으로 투표행위만 요구받던 유권자가 정책토론회와 감시활동 등을 통해 선거과정에 직접 참여한 것이 이번 선거의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분석한다.

종래 관권과 금권에 휘말려 「거수기」 노릇이나 하던 유권자들이 후보들의 공약을 비교·검토해 이를 토대로 한표를 던지는 「피드백」식의 선거행태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 걸음마도 익히지 못한 어린아이의 옹알이처럼 시민단체들이 역량과 조직에 한계를 보인 것은 사실이다.부족한 점도 많다.

유권자들이 「빅3후보」에만 매달려 있을때 이들의 눈길을 기초·광역의원에게로 돌리게 하지 못한 것은 무척 아쉬운 일이다.유세 현장에서 불법선거운동에 대한 법률적인 해석에만 지나치게 매달려 제대로 손을 못쓴 경우도 허다했다.

뿌리깊은 지역감정과 연고주의를 극복해 나갈 별다른 대책도 갖고 있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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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시민단체들이 선거때마다 「약방의 감초」로 표밭에 「뛰어들던」 관변단체를 제치고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모습은 풀뿌리민주주의를 향한 의미있는발걸음이라 여겨진다.
1995-06-2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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