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조성된 산업평화에 “찬물”/「현자사태」의 파장

모처럼 조성된 산업평화에 “찬물”/「현자사태」의 파장

황성기 기자 기자
입력 1995-05-20 00:00
수정 1995-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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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총련 동조파업­민노준 전국투쟁 모색/노조위장 선거 임박… 투쟁강도 거세질 듯

전격적인 공권력의 투입으로 현대자동차 사태는 일단락됐으나 이번 사태가 올해 노사관계에 미칠 영향은 상당히 클 것 같다.

연초부터 노사화합 선언이 이어지던 장미빛 상황에서 돌출된 이번 현대자동차사태는 모처럼 조성된 산업평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우선 현대그룹 계열사의 법외노조연합체인 「현대그룹노조총연합」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현대중공업 등 주요 사업장 노조는 동조파업에 들어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이들 노조가 동시 다발로 파업에 돌입하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악성분규에 휘말릴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졌다.

게다가 이른바 「제2노총」의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재야의 「민주노총건설준비위」가 6월중순으로 잡아 놓은 전국적인 공동투쟁 일정을 앞당길 조짐이다.이들은 20일 광주에서 「비상대표자회의」를 가진 뒤 지역·업종·그룹별로 철야농성이나 집회를 열려고 하고 있다.이번 사태에 대처하는 결과에 따라 오는 11월 출범계획인 「제2노총」 건설의 성공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투쟁의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현대자동차 사태가 일어나기 전부터 이미 지방선거와 연계해 쟁의를 집중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다.이들이 전략업종으로 삼고 있는 업종은 자동차·조선이다.스스로의 기반이기도 한 이들 업종에는 현대중공업 기아자동차 아시아자동차 쌍용자동차 대우중공업 등 우리나라의 대형사업장이 대부분 포함돼 있다.

이들 사업장의 상당수가 오는 7∼8월에 노조위원장 선거가 겹쳐 투쟁의 강도가 어느해 보다 거셀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30대 그룹의 임금교섭 타결률이 저조한 것도 올 노사관계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한 요인이다.이들 사업장의 교섭타결률은 전국 1백인이상 사업장 평균타결률의 절반수준인 14.2%에 지나지 않는다.특히 재야노조 쪽인 현대중공업 대우조선과 서울지하철공사 한전 등 대형 공기업들은 한곳도 임금교섭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한국통신노조가 노조간부의 업무방해 등에 대해 회사가 중징계 방침을정한데 항의,크고 작은 집단행동을 벌일 것으로 보여 긴장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6월27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빠르면 이달말부터 전국 곳곳의 사업장에서 분규가 터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자율해결의 선례를 남겼던 지난해 현대중공업사태 때와는 달리 이번 사태를 처리하면서 「강경하고 신속한 개입」을 선택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풀이할 수 있다.불씨가 다른 사업장으로 번져 나가는 것을 막고 쟁의를 선거와 연결시키려는 재야노동세력의 의도를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주요 대형사업장의 분규에도 비슷한 속전속결의 정부대응책이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현대자동차사태가 조기에 수습됨으로써 오는 10월 제2노총을 만들려는 재야노동세력의 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본다』고 밝히고 『산업평화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도록 국민경제를 해치는 불법분규 등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황성기 기자>
1995-05-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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