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기 지하철/설계·시공·감리 “총체적 부실”

서울 2기 지하철/설계·시공·감리 “총체적 부실”

성종수 기자 기자
입력 1995-05-17 00:00
수정 1995-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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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광 등 4개사 1년6월∼2년 입찰제한/7개업체 과태료·영업정지 등 처분/일부구간 전면 재시공

서울시는 16일 시공중 균열이 발견된 지하철 5,8호선의 5­52,5­50,8­10,8­3공구 등에 대한 감사 결과 부실공사가 설계잘못과 부실시공,감리소홀 및 감독태만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이들 4개 공구의 설계 업체인 남광엔지니어링 등 4개사에 대해 1년6월∼2년간 시 발주공사의 입찰에 참가하지 못하도록 했다.경남기업·신일건업 등 7개 시공·감리업체에는 과징금·과태료 부과와 함께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내리기로 했다.시공도면을 사전에 검토하지 않은 감리사 4명은 자격 정지와 함께 형사고발키로 했다.

또 관리·감독을 게을리한 김학재 지하철건설본부장 등 관련 공무원 31명을 징계위원회에 넘겼다.

시는 4개 공구 모두 설계 회사가 철근 길이를 시방서보다 1∼2m 짧게 설계한 도면을 시공사가 검토나 수정없이 그대로 공사에 적용했고 감리사도 시공전에 도면을 검토하지 않아 부실을 초래했다고 발표했다.

시는 8­10공구 모란역∼차량기지 유치선구간 4백7m중 구조계산서와 도면이 달라 철근이 부족하게 시공된 45m를 전면 재시공하고 나머지 구간에는 슬라브를 추가 시공하거나 중앙기둥을 설치하는 등 8월말까지 보완공사를 마치기로 했다.<조덕현 기자>

◎지하철 부실공사 안팎/“관행”이유 시방서를 참고자료로만 여겨/작년 첫발견뒤 눈가림 덧칠… “안전 불감증”

서울지하철 5,8호선 4개 부실공구에 대한 서울시의 감사 결론은 설계·감리·시공·감독의 전과정이 총체적으로 잘못됐다는 것이다.이는 2기 지하철의 다른 구간에도 이같은 부실 요인이 잠복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부실은 잘못된 설계에서부터 잉태됐다.4개 공구의 설계사들은 설계의 기준이 되는 시방서를 관행이라는 이유로 참고 자료로만 여겼다.

감리사들도 시공에만 치중한 나머지 도면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설계 부실이 감춰진 채 시공사에게로 넘어간 것이다.문제 공구의 감리사들은 『설계 내용까지 세부적으로 조사해 수정할 의무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시공사들 역시 공사에 들어가기에 앞서 설계 도면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8호선 시공사의 한 관계자는 『제공받은 도면대로 공사했을 뿐』이라며 『설계 잘못까지 일일이 찾아낼 인력도 없으며 관행상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고 변명했다.

감독관청인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는 눈뜬 장님이었다.전 공정에 걸쳐 설계·감리·시공사들이 최선을 다해주기만을 「기원」할 뿐인 것이다.올해초 이들 공구에서 균열이 처음 발견됐을 때 지하철본부는 『전문가가 없어 어쩔 수 없다』고 해명했다.

이번에 드러난 4개 공구의 부실은 유형도 비슷하지만 꼼꼼히 하려는 의지만 있으면 예방할 수 있었던 부실이다.모두 철근 길이를 시방서보다 짧게 했거나 빼먹었다.게다가 콘크리트 양생을 부실하게 해 부실공사를 자초했다.

5­52공구를 설계한 한국종합기술개발공사는 철근 길이를 시방서 규정인 8.04∼9.06m보다 짧은 6.9m로 잘못 설계했다.공사 현장에서 주로 참조하는 「재료표」에는 6.0m로 표기하는 어처구니 없는 잘못도 저질렀다.감리사인 동명기술공단과 시공사인 신일건업은 도면을 정밀 검토하지 않고 잘못 표기된 재료표대로 감리·시공했다.

8­10공구의 시공사인 건영은 구조물이 완성된 뒤 「콘크리트 표준 시방서」에 따른 정밀 검사를 하지 않아 천장과 벽면의 균열을 발견치 못했다.지난 해 4월 균열을 발견한 이후에도 눈가림식 시멘트 덧칠만 했다.거푸집안 콘크리트를 2개층으로 나눠치면서 최소 3∼4시간 안에 작업해야 하는데도 11시간40분∼12시간이 지난 뒤 작업했다.5­50공구와 8­3공구도 철근 길이를 시방서보다 짧게 설계,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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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감사결과는 이같은 부실이 2기 지하철 1단계 구간 83㎞ 모든 공구에서 발견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성종수 기자>
1995-05-1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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