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고」지은 서울소년원 교사 최성호씨(저자와의 대화)

「…방황하고」지은 서울소년원 교사 최성호씨(저자와의 대화)

이용원 기자 기자
입력 1995-05-09 00:00
수정 1995-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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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자녀는 사랑을 바랍니다”/소년원 이야기 통해 비행 원인·대책 제시/“아흔아홉 양보다 길잃은 1마리에 관심을”

청소년 비행의 원인은 무엇이고,아이들은 어떤 경로로 비행 청소년이 될까.청소년 비행의 실상을 다룬 책 「당신의 자녀가 방황하고 있습니다」(도서출판 청우)가 요즘 소리없이 인기를 끌고 있다.현재 나온지 두달도 안돼 3판 인쇄에 들어갔다.

지은이 최성호씨(32·서울소년원 직업훈련원 교사)는 소년원생들의 사례를 통해 「청소년들이 왜,어떻게 탈선하는지」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아이들이 소년원에 오기까지에는 부모와 학교 양쪽에 모두 책임이 있습니다.소년원에 오는 과정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최 교사는 『아이가 가정이나 학교에서 어른의 관심을 얻지 못하면 말썽을 일으키는데 그 이유는 애정을 바라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그러나 어른들은 이 아이를 말썽꾸러기로 치부,매를 드는등 벌을 내리게 되며 이같은 일이 거듭되면 아이는 점차 소외당한다.집과 학교에 정을 못 붙인 아이는 거리를 방황하다 끼리끼리 만나더 못된 짓을 해 학교에서는 퇴학당하고 집에서는 「버린 자식」취급을 받게 된다는 것.

『10대가 학교에서 쫓겨나면 갈곳이 어디있고 할일이 뭐 있겠습니까.결국 시간을 때울 비용을 구하다 보니 범죄의 길로 빠져드는 것입니다』

그는 소년원생에게 절대 매를 때리지 않는 것이 자신의 원칙이지만 어쩔 수 없이 손대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매를 맞고서야 「선생님의 사랑」을 확인하고 진심으로 따르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최교사는 『오죽 사랑에 굶주렸으면 그렇겠느냐』고 반문했다.

최 교사는 제대후 1년동안 고아원에서 일하다 『청소년 선도의 일선에서 뛰고 싶어』 소년원으로 옮긴 뒤 올해로 8년째를 맞았다.그동안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했지만 현실이 너무 벅차 지난해 초 사직을 결심했다고 한다.그래서 『마지막으로 비행청소년의 실상을 널리 알려 보자』는 뜻에서 책을 내기로 했다는 것.그렇지만 원고를 쓰다 보니 새삶을 찾으려는 아이들에 비해 스스로 노력이 부족했다는 사실을 깨달아 다시 용기를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들을 올바로이끌려면 역시 부모와 학교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요즘 많은 부모들이 자식 바라는대로 해주는 것으로 「부모 노릇」다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부모노릇」이 아니라 자식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학교에 대해서도 「대다수 착한 아이들을 위해 비행청소년을 희생시킨다」는 명분을 내세우기 보다는 그 아이를 끌어안는 자세가 더욱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최 교사는 처음 면회온 부모들은 누구나 『내 아이가 그럴 리 없다』고 울부짖는다면서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이제껏 부모노릇만 했기 때문에 그러니 앞으로 자식을 진정으로 사랑하라』는 것뿐이었다고 말했다.<이용원 기자>
1995-05-0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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