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축/“빚더미” 집안잔치로/어제 평축 5·1경기장서 개막

평축/“빚더미” 집안잔치로/어제 평축 5·1경기장서 개막

입력 1995-04-29 00:00
수정 1995-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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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유치 저조·행사준비 부실/방북교포에 김일성 동상 참배 강요/엄청난 관광비용·헌화꽃값도 요구

북한이 대서방 관계개선을 앞당기는 계기로 삼기 위해 1년전부터 준비해온 「평양국제체육문화축전」이 28일 평양 5·1경기장에서 마침내 막을 올렸다.

그러나 이번 축전이 대외 이미지개선을 위한 지렛대구실을 하리라는 북한당국의 기대와는 달리 엄청난 역기능만 초래하고 있다는 관측이다.북측은 당초 폐쇄국가의 그늘에서 벗어나 평화와 개방적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것과 아울러 상당한 외화도 벌어들인다는 일석이조의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이번 축전은 빚더미 위의 「집안잔치」로 끝날 공산이 커지고 있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모든 국력을 쏟다시피 총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해외관광객 유치실적이 극히 저조한데다 행사준비마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난 탓이다.

26일 현재 해외관광객 모집실적은 총 17개국 8천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이는 애초에 북측이 목표로 삼은 3만명 유치에 미달되는 것은 물론 최소한의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는 2만명에도 현저히 밑도는 수준이다.

이처럼 「흥행」에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은 처음부터 경제마인드가 없이 즉흥적으로 행사를 기획한 데서 비롯되고 있다.자본주의냄새가 풍긴다는 점에 착안,50대의 「퇴물」레슬러인 일본의 이노키 참의원을 주축으로 하는 프로레슬링경기를 주행사로 마련한 것부터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더욱이 북한당국이 이산가족 상봉을 거부한데다 엄청난 관광비용을 요구하는 바람에 다수의 교포 방북희망자도 등을 돌렸다.

축전을 통해 대외적으로 평화이미지를 심는다는 목표도 차질을 빚고 있다.북한을 찾은 해외교포들을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김일성동상이 있는 만수대언덕으로 「안내」,헌화토록 강요해 반발을 사고 있다는 소식이다.특히 미 LA지역에 사는 교포 관광객들에겐 헌화 꽃값명목으로 1인당 12달러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다양한 행사비용조달계획의 결과는 그다지 신통치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주행사장인 5·1경기장에 설치할 4백47만달러짜리 초대형 전광판을 지난 1월말 대만의 영오사로부터 발주해 놓고도 대금을 지불치 못해 인수를 못하고 있는 사실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구본영 기자>
1995-04-2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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