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전후」청산·경협이해 합치/양측 수교회담 재개 배경

북­일/「전후」청산·경협이해 합치/양측 수교회담 재개 배경

강석진 기자 기자
입력 1995-03-29 00:00
수정 1995-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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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경제난 타개위해 일 배상금 절실/북/「경수로」와 연계,외교발언권 강화 모색/일

일본과 북한의 국교정상화회담이 재개된다.

북한을 방문중인 일본여당 대표단 단장인 와타나베 미치오 전외상과 김용순 노동당 비서와의 회담에서 수교회담 재개가 합의됨에 따라 북한과 일본은 지난 92년 11월에 중단됐던 국교정상화회담을 다시 시작하게 됐다.

회담의 구체적인 일정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으나 회담을 조기 재개하기로 합의한 것은 양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양국은 이미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비밀접촉을 갖는등 회담재개를 모색해 왔다.미국도 일본과 북한의 회담재개를 배후에서 촉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북한의 핵문제로 교착상태에 빠졌던 회담의 재개를 서둘러왔다.양국간의 회담이 중단된 것은 겉으로는 KAL기 폭파범 김현희의 일본인화 교육을 맡았던 이은혜문제였으나 그 이면에는 북한의 핵문제가 있었다.그러나 일본은 미국과 북한간의 제네바합의로 북한의 핵문제는 일단락됐다고 보고 회담재개를 서둘러왔다.

일본은 또 북한에 대한 경수로지원에 10억달러라는 많은 돈을 지원하면서도 북한과의 관계가 단절된 상황에서 미국의 들러리만 서는 것은 좋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일본은 북한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내며 다른 한편으로는 어차피 협상하여야 할 식민지 배상문제와 경수로 지원을 연계시키려는 전략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북한과의 국교수립은 「전후처리」를 마무리하는 일일 뿐만 아니라 한반도와 아시아외교에서도 유리하다고 일본은 보고 있다.

북한도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본과의 관계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듯 하다.북한은 지금까지 미국과의 관계개선에 전념하는 전략을 추진해왔다.그러나 제네바합의이후 북경에서 일본 자민당 실력자에게 식량원조를 은밀히 요청하는등 전략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북한은 경제난 극복과 경제발전을 위해 일본의 배상금과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

양국은 이같이 공통적으로 회담재개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와타나베 대표단장과 김용순 비서도 회담에서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일본은 특히 최대의 걸림돌이었던 핵문제가 일단락됐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회담이 의외로 순조롭게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그러나 북한의 핵문제가 다시 제기될수 있고 양국간에는 보상문제라는 어려운 과제가 남아 있어 전망은 불투명하다.북한은 식민지시대 뿐만 아니라 전후 반세기에 대해서도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그러나 일본은 식민지시대의 보상만을 주장하고 있어 가장 중요한 보상문제에 많은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도쿄=강석진 특파원>
1995-03-2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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