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한 일경찰 수사/강석진 도쿄특파원(오늘의 눈)

정교한 일경찰 수사/강석진 도쿄특파원(오늘의 눈)

강석진 기자 기자
입력 1995-03-24 00:00
수정 1995-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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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사린가스와 오우무신리쿄(진리교)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시끌벅적하다.그런데 22일부터 시작된 일본 경찰의 오우무신리쿄에 대한 압수수색을 보면서 고개를 끄떡이게 되는 부분들이 있었다.

우선 이날 아침 텔레비전 뉴스가 30분 가까이 진행되는 동안 지하철 독가스사건은 직접 언급되지 않은 채 오우무신리쿄의 25군데 본·지부에 대해 경찰이 1시간 전부터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만 전해지고 있었다.지하철 독가스사건에 오우무신리쿄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었기 때문에 누구나 그와 관련된 압수수색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경찰이 압수수색에 들어가면서 방독면을 착용한 점,가스에 약한 카나리아를 들고가는 모습등은 오우무신리쿄에 사린가스 제조혐의를 두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작 경찰은 압수수색이 독가스사건 때문이라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지난달 28일 실종된 한 일본인에 대한 수사결과 오우무신리쿄가 개입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압수수색을 벌인다는 설명뿐이었다.나중에 밝혀진 것이지만 경찰은이미 지난 17일 자위대에 방독면 5백개의 대여를 요청했다.어디에 쓴다는 것도 말해주지 않았다.혐의를 둘 수 있는 분명한 근거에 의지할 뿐 막연한 혐의를 여론에 힘입어 밀어붙이지는 않았다.

또 수색결과 오우무신리쿄 야마나시현 지부는 마치 화학무기공장처럼 사린제조와 관련된 아세트니트릴 등 화학약품이 대량으로 발견됐지만 이를 사린제조의 증거를 확보한 듯 여겨질 발언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지난해 마쓰모토시의 사린 살포사건,야마나시현의 사린 검출사건등 세 사건의 접점을 찾는 것은 이제부터라는 듯이 신중하게 분석해나갈 태세만 보여주고 있다.

경찰은 또 자위대원이 치안활동에 개입하게 된다는 미묘한 절차상의 문제가 생길 것을 미리 막기 위해 22일 하오 자위대원들의 긴급지원을 요청하면서 그들의 신분을 경찰기술관으로 전부 바꿨다.신자들을 격리시키는 과정에서 팔을 비틀거나 머리카락을 잡아채거나 앞사람 허리를 붙잡고 일렬로 행진시키는 모습도 없었다.

변호사와 의사의 도움까지 받고 있는 종교단체를 압수수색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종교의 자유,인권,형사사건에서 자주 발생하는 절차상의 흠 등을 충분히 고려해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1995-03-2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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