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캐나다 어로분쟁/「가자미 싸움」이 외교보복전 비화

EU­캐나다 어로분쟁/「가자미 싸움」이 외교보복전 비화

박희준 기자 기자
입력 1995-03-15 00:00
수정 1995-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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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국에 본때… 어족 고갈 방관않겠다”/가/G7회담 보이콧·군함파견 등 맞대응/EU

캐나다가 스페인 트롤어선을 나포함으로써 야기된 어로분쟁은 캐나다와 EU간의 해묵은 어획량 싸움이 터져나온 것으로 풀이된다.이번 분쟁은 지난 9일 캐나다측이 자국의 뉴펀들랜드 연안 그랜드 뱅크에서 고갈어종으로 분류된 「가자미」를 남획한다며 스페인 트롤어선을 나포한 데서 비롯됐다.

그러나 이 분쟁을 꺼풀 들춰보면 서북대서양의 어장을 둘러싼 캐나다와 EU간의 첨예한 대립이 드러난다. EU는 서북대서양어로기구(NAFO)가 지난달 이 어장에서 어획할 수 있는 95년도분 가자미 쿼터 2만7천t중 EU에 배정된 쿼터의 상향조정을 요구하며 강력히 반발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었던 터였다.

캐나다가 외교단절이나 국제사법재판소 제소는 물론 EU와 공식적 관계 단절등의 조치가 취해질 것을 뻔히 알면서도 어선 나포와 같은 극단적 조치를 취한데는 더이상 어족자원 고갈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작용했다. 문제가 된 뉴펀들랜드 근해는 그린란드 가자미 어획량의약 80%가 잡히는 어장이지만 가자미 어획량은 70년대에 비하면 그야말로 「조족지혈」의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캐나다는 EU어선이라면 절대 이 어장에서 가자미 잡이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해왔다.

특히 스페인은 포르투갈과 함께 가자미 등을 잡아올려 일본과 한국에 팔아치우는 유럽국가중 유일한 국가인데다 쿼터를 지키지 않기로 소문이 나있는 상태여서 본때를 보여줄 필요도 있었다.

스페인은 캐나다측의 어선 나포를 절대로 용납하지 못할 불법행위라며 어선 보호를 위해 군함을 파견하겠다고 위협하는가 하면 EU측은 오는 6월 캐나다 핼리팩스에서 열릴 서방선진공업국(G7) 정상회담을 보이콧하겠다고 협박하고 있지만 캐나다측이 의외로 완강해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번 분쟁은 단순히 어종과 어획량과 관련된 것이기도 하지만 전세계 어획량 격감희 대처방안과도 관련돼 있다. 이는 또한 어획량격감으로 심각한 실업 위기에 빠진 캐나다나 스페인 어촌의 어민 생계와도 얽혀있어 일도 양단식으로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더구나이번 나포에는 공해상 불법어로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캐나다측의 의지가 반영돼 있다. 캐나다가 일방적으로 승리한다면 이는 곧 뉴질랜드, 아일랜드, 페루, 칠레 등 연안국들이 추진해온 공해상 어로규제를 사실상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어 원양어업국의 입지가 좁아지게 돼 스페인이든 EU든 쉽게 물러설 것 같지 않다.<박희준 기자>
1995-03-1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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