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머니를 바꾸고 싶었다.내 친구인 경애 어머니가 내 어머니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우리 어머니는 언제나 가르마를 반듯하게 타시고 쪽을 찌고 계셨다.흰 옷에 화장도 하지 않으셨다.
경애 어머니는 신식 어머니여서 양머리에다 언제나 예쁘게 화장을 하고 계셨다.12월8일 같은 전쟁 기념일,경애 어머니는 소매가 있는 일본식 앞치마를 입고 「애국 부인회」라고 쓴 흰 천을 어깨에서 가슴으로 내려뜨리고 학교에 와 일본말을 하며 선생님의 일을 돕곤 했다.
우리 어머니가 나타나는 일은 없었다.나는 그것이 서운했다.그래서 어머니를 바꿀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지금 나는 물론 생각이 다르다.친일파 성향이 있었던 경애 어머니보다 내 어머니가 더 좋다.
며칠 전 친일파의 증손자가 자기 땅을 좋은 일에 쓰려고 헌납하겠다는 뉴스에 접했다.이 증손자의 입장에서는 부모를 바꾸고 싶었을 것이다.부모가 매국노였다는 사실을 숨기고 다니느라고 남 모를 고통에 시달렸을 것이다.스스로에겐 아무런 죄가 없는 그가 태어나면서부터 이미 매국노의 증손자였으니 어찌 억울한 일이 아니겠는가.부모를 바꾸어도 백 번은 더 바꾸고 싶었을 것이다.
이미 돌아가신 부모를 못 바꿀 바에야 「자기」를 바꾸어야 한다고 그 증손자는 생각했을지 모른다.그래서 결단을 내린 것 같다.
자기가 잘못하지 않은 일로 일생동안 멍에를 지고 다닌 사람이 있다면 그 이상 가슴 아픈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우리 어머니는 언제나 가르마를 반듯하게 타시고 쪽을 찌고 계셨다.흰 옷에 화장도 하지 않으셨다.
경애 어머니는 신식 어머니여서 양머리에다 언제나 예쁘게 화장을 하고 계셨다.12월8일 같은 전쟁 기념일,경애 어머니는 소매가 있는 일본식 앞치마를 입고 「애국 부인회」라고 쓴 흰 천을 어깨에서 가슴으로 내려뜨리고 학교에 와 일본말을 하며 선생님의 일을 돕곤 했다.
우리 어머니가 나타나는 일은 없었다.나는 그것이 서운했다.그래서 어머니를 바꿀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지금 나는 물론 생각이 다르다.친일파 성향이 있었던 경애 어머니보다 내 어머니가 더 좋다.
며칠 전 친일파의 증손자가 자기 땅을 좋은 일에 쓰려고 헌납하겠다는 뉴스에 접했다.이 증손자의 입장에서는 부모를 바꾸고 싶었을 것이다.부모가 매국노였다는 사실을 숨기고 다니느라고 남 모를 고통에 시달렸을 것이다.스스로에겐 아무런 죄가 없는 그가 태어나면서부터 이미 매국노의 증손자였으니 어찌 억울한 일이 아니겠는가.부모를 바꾸어도 백 번은 더 바꾸고 싶었을 것이다.
이미 돌아가신 부모를 못 바꿀 바에야 「자기」를 바꾸어야 한다고 그 증손자는 생각했을지 모른다.그래서 결단을 내린 것 같다.
자기가 잘못하지 않은 일로 일생동안 멍에를 지고 다닌 사람이 있다면 그 이상 가슴 아픈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1995-02-2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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