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판 워터게이트 파문/경찰의 불법도청 증거 드러나

프랑스판 워터게이트 파문/경찰의 불법도청 증거 드러나

입력 1995-02-22 00:00
수정 1995-02-22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발라뒤르 개입… 대선정국 혼미/하원서 조사위 구성

【파리=박정현 특파원】 대통령선거를 불과 두달여 앞둔 프랑스 정계가 「프랑스판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불리는 도청 스캔들로 떠들썩하다.필립 세겡 하원의장은 「매우 심각한 사태」라고 규정짓고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사회당의 리오넬 조스팽 전 교육장관,자크 시라크 파리시장 등 대선 출마자 중 선두를 달리고 있는 에두아르 발라뒤르 총리는 이번 사건으로 큰 타격을 입었고,발라뒤르가 승리할 경우 차기 총리로 유력시됐던 샤를 파스콰 내무장관도 책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마레샬­쉴러 도청사건」의 전말은 이렇다.발라뒤르 총리가 소속된 공화국연합(RPR)부패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에릭 알펭 판사의 장인인 정신과의사 장 피에르 마레샬은 지난해 11월 수사대상인 RPR 간부 디디에 쉴러로부터 수사중단 대가로 금품 제공을 제의받고는 사위에게 손을 쓰겠다고 약속했다.경찰은 전화를 통해 이뤄진 「검은 거래」내용을 도청,녹음했다.그 뒤 두사람은 공항 로비에서 1백만프랑(약 1억5천만원)의 돈가방을 주고받다가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문제는 국민의 통신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국가안보,테러,조직범죄와 관련된 불가피한 경우로 도청을 제한하는 프랑스 국내법 때문이다.이번 사건은 이처럼 「긴급」을 요하는 법정신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법원은 지난 9일 재판에서 도청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마레샬에 대한 법적 조치는 불가능하다고 판시했다.

발라뒤르 총리는 이번 스캔들과 관련,20일 태도를 바꿔 경찰을 비난함으로써 사태 진화에 나섰다.발라뒤르 총리의 한 보좌관은 이날 경찰이 문제의 불법도청을 허가받기 위해 『조직범죄단에 의한 금품갈취 사건』이 포착됐다고 거짓말을 했다면서 만약 경찰이 내용을 정확히 알렸더라면 도청을 허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1995-02-22 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결혼식 생략? '노웨딩'에 대한 여러분 생각은?
비용 문제 등으로 결혼식을 생략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노웨딩에 대한 여러분은 생각은?
1. 결혼식 굳이 안해도 된다.
2. 결혼식 꼭 해야 한다.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