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빈박스 분류…버릴것 거의 없어요”/김종숙주부 종량제 체험담

“폐지·빈박스 분류…버릴것 거의 없어요”/김종숙주부 종량제 체험담

박찬구 기자 기자
입력 1995-01-08 00:00
수정 1995-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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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 안남기기”가족참여 성공적/장바구니 효과… 수거료 25%절감

『80원에 양심을 팔 수는 없죠.처음이라 다소 불편한 점도 있지만 다음 달이면 완전 정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경기도 과천시 주공아파트 10단지 5동 501호 김종숙(50)주부는 쓰레기종량제 실시 일주일만에 부엌일 부담이 한결 가벼워졌다.

쓰레기도 절반정도로 줄었고 수거료도 예전의 한달 3천4백원선에서 2천원정도 덜 들어갈 것으로 가늠된다.

『종량제실시 5일쯤전부터 아파트주변에 각종 쓰레기가 너무 많이 쌓여 같은 주부로서 낯이 뜨거웠습니다』

새해 첫날 분리수거가 제대로 지키지 않고 쓰레기를 마구 버려 쌓였을 때도 김씨는 『우리 자신의 치부를 보는 것같아 웬지 부끄러웠다』고 했다.그후 김씨에게는 새로운 버릇이 생겼다.

매일 아침 아파트앞 쓰레기 수거함을 직접 열고 내용물을 일일이 확인하는 것이다.

『일주일동안 갈수록 쓰레기를 담은 비닐봉투의 숫자가 줄어들어 주민들의 동참 분위기가 눈에 띄게 달라지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인식부족으로 규격화된 봉투를 사용하는 가구가 20%정도여서 김씨는 구랍 26일 반상회에 이어 주민들을 만날 때마다 보다 적극적인 종량제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가정에서의 쓰레기 줄이기는 가족들의 도움이 컸다.

새해첫날 가족회의에서 올해 인하대 환경공학과를 졸업하는 둘째아들 백민기(24)군 등 3형제가 『우리라도 규격화된 봉투를 사용하자』며 종량제 동참을 강조했고 김씨는 이에 힘입어 80원짜리 작은 봉투와 1백40원짜리 중간 크기 봉투를 각각 10장씩 구입했다.

전에는 마늘을 깔때 사용한 신문지를 돌돌 말아서 마늘껍질과함께 무심코 버렸으나 새해 들어서는 일일이 신문지를 털고 접어서 폐지로 따로 분류하고 있다.

또 그대로 쌓아두던 크고 작은 종이박스도 일일이 펴서 부피를 최대로 줄여 종이수거함에 버리고 있고 시장이나 슈퍼에서는 반드시 장바구니를 사용해 비닐봉투가 집안에서 모습을 감추게 됐다.

남편 백남영씨(54·회사원)와 세아들도 쓰레기 감량작전에 적극 동참해 국물진 음식찌꺼기가 반이상 줄었고 인스턴트식품은 구입하지않고 있다.

『종량제 실시로 식사문화도 서서히 변해가고 있는 셈입니다』

이대로라면 작은 봉투와 중간 봉투를 합해 한달에 25장쯤이 사용돼 쓰레기 처리비용이 6천원정도로 줄어들 예정이지만 종량제 실시 일주일만에 자신감을 얻게 된 김씨는 2∼3개월안에 그 비용을 절반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박찬구기자>
1995-01-0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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