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와 시민의식(사설)

쓰레기와 시민의식(사설)

입력 1994-12-15 00:00
수정 1994-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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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울의 주택가나 아파트단지에는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걸 볼 수 있다.일반 생활쓰레기뿐 아니라 의류·그릇에서 가구·가전제품등 대형 폐기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가 마치 쓰레기 전시장을 방불케하고 있다.내년부터 전국적으로 실시되는 쓰레기 종량제에 앞서 미리 버리자는 심리작용 때문이다.쓰레기종량제가 시행되면 모든 가정에서는 유료봉투를 사용하도록 돼 있어 묵은 쓰레기를 찾아내 버림으로써 조금이라도 이득을 보자는 행위다.

그러다보니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서는 최근 쓰레기 배출량이 폭증하는 사태까지 빚어져 쓰레기수거에 대혼란을 겪고 있다.서울시의 경우 하루평균 1만5천t인 쓰레기배출량이 이달들어 30∼40%나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수도권지역 도시에서도 지난달에 비해 이미 70%이상 폭증하고 있으며 이같은 현상은 전국 대도시 어디서나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이러한 「쓰레기 미리버리기」는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더욱 극성을 부려 주택가를 쓰레기더미에 파묻히게 할 우려마저 낳게하고 있다.

올해 종량제가 실시된 대부분의 시범지역에서 시행 1주일을 앞두고 쓰레기배출량이 평소의 2∼3배나 늘었던 사실은 우리의 우려를 현실적으로 뒷받침해준다.

서울시도 이달 25일께에는 쓰레기 대량 투기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주부들이 쓰레기를 미리 버려 한푼이라도 절약하겠다는 알뜰심리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너도나도 일제히 묵은 쓰레기버리기에 앞장선다면 평소의 2∼3배나 되는 엄청난 쓰레기를 당국인들 어떻게 적시에 수거할수 있겠는가.

청소인력과 장비는 한정되어 있는 터에 아무리 특별대책을 세운다해도 정상적인 수거는 불가능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현상이 전국적으로 확산된다면 쓰레기 소동이 우리의 연말을 얼룩지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런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남도 생각하는 도덕심과 목전의 작은 이익에만 집착하지 않는 성숙한 시민의식이다.

쓰레기종량제는 획기적인 제도의 개혁이다.시범실시결과 쓰레기배출량은 40%나 줄고 재활용품은 98%나 늘어나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이러한 효율적인 제도로 이행하는 마지막 단계에서 수거작업을 일시 마비시킬지도 모를 엉뚱한 부작용을 유발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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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세태는 남의 이해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맹목적 이기주의에 가득차 있다.묵은 쓰레기를 한꺼번에 미리 버리는 행위도 바로 자신만을 생각하는 추악한 이기주의에 다름 아니다.조금은 손해를 보더라도 이웃과 더불어 사는 지혜,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1994-12-1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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