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우파/대선레이스 안개 걷혔다/들로르 대선포기 정국 전망

불 우파/대선레이스 안개 걷혔다/들로르 대선포기 정국 전망

박정현 기자 기자
입력 1994-12-13 00:00
수정 1994-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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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에 경쟁자 없어… 14년만에 정권 장악 “꿈”

사회당 대통령 후보로 가장 유력시되던 자크 들로르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1일 돌연 출마 불참을 선언,프랑스 정계에 파문을 일으키는 한편 미테랑과 함께 14년간 지켜온 엘리제궁을 14년만에 우파에 넘겨줄 것이 확실시돼 사회당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지고 있다.

들로르의 출마 포기 선언으로 내년 4월23일(1차)과 5월7일(2차) 치러질 대통령선거가 사실상 우파간의 잔치로 끝날게 될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지난해 총선 패배로 상처받은 자존심을 대통령선거 승리로 회복하겠다는 사회당의 계획은 물거품으로 바뀌게 됐다.

사회당으로선 들로르를 대신할 대타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게 고민.들로르가 나서지 않는다면 앙리 에마누엘리 제1서기,파비우스 로랑 전총리·피에르 모로아 전총리,자크 랑 전교육부장관 등이 대통령후보로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나 이중 우파의 발라뒤르 총리나 자크 시라크 파리시장을 꺾을 가능성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들로르의 대통령 후보 불출마 선언이 갖는 보다 중요한 의미는 그이 불출마 선언으로 이제 겨우 본궤도에 오르려는 유럽통합 문제가 다시 늦춰질 수 있다는데 있다.

오랜 세월 EU 집행위원장을 지낸 경력 때문인지 「미스터 유럽」이란 별칭으로 불리우는 들로르는 유럽통합에 상당히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고 그가 프랑스 대통령이 된다면 유럽통합도 가속화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불렀었다.그러나 유럽통합에 비교적 미온적 태도를 보여온 우파에서 엘리제궁을 탈환한다면 유럽통합의 속도가 기대했던 것보다 많이 늦어질 것이라는게 대다수 정치관측통들의 분석이다.

또 들로르가 대선에 출마하지 않고 일반적인 예측대로 대통령직이 우파로 넘어간다면 지난 2년간 좌우동거 형태로 유지된 프랑스의 정치구조가 우파의 완전한 권력장악으로 바뀌게 된다.

이같은 프랑스의 정치구조 변화는 미국과 유럽 전반을 휩쓰는 보수주의 물결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그러나 최근 발라뒤르 내각에서 잇따라 불거지고 있는 부패 스캔들 등 우파 정부가 한참곤경에 처해 있는 상황에 비춰볼 때 여론조사에서 발라뒤르 총리에 53대47,시라크 파리시장에 61대39라는 여유있는 리드로 당선이 유력하던 들로르가 자신의 고령(69세)과 우파가 지배하는 의회에서 자신이 대통령이 된다 해도 사회주의 정책을 마음껏 펼 수 없다는 이유로 갑자기 출마를 포기한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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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당으로선 들로르의 출마 포기 선언을 어떻게 번복시킬 수 있을 것인지가 내년 대통령선거까지 주어진 과제일 것같다.<파리=박정현특파원>
1994-12-1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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