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의 정치적주장 적극 동조… 체면 세워주기/이붕 방한기간중 강택민북대표단 만나
중국 이붕 총리가 한국을 방문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북한챙겨주기」가 외교가의 시선을 끌고 있다.중국이 「혈맹」인 북한을 의식하는 대한국 접근방식은 물론 어제오늘의 것은 아니다.하지만 이붕 총리의 방한을 전후한 중국의 행보를 돌이켜보면 이같은 대한국 접근방식이 지나치지 않았나 하는 우려 섞인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국이 한국과의 「교류」속에서 북한과의 정치적 관계에 더 신경을 쓴다는 흔적은 한·중수뇌회담의 의제선택에서부터 기자회견의 격식까지를 살펴보면 역력하게 나타난다.우선 한·중회담의 의제와 관련해 중국은 수뇌회담을 불과 3일 앞두고 예정된 2개 협정서명을 『연기하자』고 통보해왔다.연기가 된 하나는 「원자력 안전협력에 관한 의정서」로 중국측에서는 국가핵안전국장이,우리나라에서는 과학기술처장관이 각각 서명할 예정이었다.다른 하나는 「원전건설에 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위한 양해각서」로 우리의 한전사장과 중국의핵공업총공사사장간 서명을 앞두고 있었다.이에 대해 외무부 관계자들은 『중국측 핵안전국장의 출장이 어려워 연기됐다』고 궁색한 설명을 달았다.
중국측의 갑작스러운 입장변경은 향후 경수로지원에서 한국측의 주도적 역할을 견제하는 한편 북한의 체면을 보호·유지해주려는 계산에서 나온 것이라는 분석이다.즉 연기된 두개의 협정은 우리의 대중국 원전건설진출을 위한 법적 장치로 협정이 체결될 경우 향후 대북한 경수로지원 논의에서 한국의 대북한 협상력을 강화시켜줄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두개의 협정안은 이미 실무자간 문안작성이 끝난 것이다.
중국의 「외교적 결례」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우리와 이붕 총리의 방한을 협의하는 동안 중국은 같은 일정으로 북한대표단의 강택민 주석 예방계획을 논의하고 있었고 이붕 총리가 김영삼 대통령을 예방하고 있는 동안 이붕 총리보다 「높은」 강택민 주석은 북한의 방중대표단을 만나고 있었다.한국측과 경제협력문제를 논의하면서 북한과는 정치적 우의를 돈독히 하는 「이중플레이」를 펼친 것이다.중국외교부의 심국방 대변인도 1일 하오까지 모두 두 차례의 기자회견을 자청,질문마다 『「외세의 간섭 없이」 평화적인 통일을 달성해야 한다』며 북한의 정치적 주장인 「외세의 간섭 없이」를 3∼4차례 강조했다.그는 『정전체제를 평화협정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한국은 (휴전협정)당사자는 아니나 적당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얼버무렸다.그러나 평화협정체결과 관련한 중국의 입장은 「명확한」 것이다.이붕 총리의 방한 4일 전인 지난 27일 중국은 정전위관계자 철수식을 거행해주는 「선물」을 북한측에 줬다.심대변인은 『중국 정전위대표단은 철수하고 있으며 완료까지는 시간이 좀더 걸린다』고 말했다.심대변인의 회견에서는 심지어 「북한사투리」를 섞어쓰는 통역을 대동했고 이 통역은 중국의 정치적 입장과 관련한 질문에는 『용어를 잘 모르겠다』며 통역을 회피하는 해프닝까지 벌였다.외교관계자들은 『이붕 총리의 방한으로 양국간 경제협력이 한층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에는 동의하고 있으나 『정치적인 양국간의 관계개선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류민기자>
◎중,남북한 「동등대우」 고심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일 이붕 총리의 한국방문뉴스와 똑같은 크기로 강택민 주석의 북한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대표단 접견기사를 1면 머리에 나란히 실어 중국이 남북한을 동등하게 취급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인민일보는 이날 1면 상단 왼편에 「이붕 총리가 서울에 도착해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는 제목아래 이총리의 방한기사와 함께 김영삼 대통령내외와 이총리내외가 나란히 서 있는 사진을 싣고 그 오른편에는 「강택민 주석이 정두환 의장을 접견했다」는 제목의 기사와 함께 왼쪽사진과 같은 크기로 강주석이 정두환 대표단장과 앉아 환담하는 모습의 사진을 게재했다.<북경=이석우특파원>
중국 이붕 총리가 한국을 방문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북한챙겨주기」가 외교가의 시선을 끌고 있다.중국이 「혈맹」인 북한을 의식하는 대한국 접근방식은 물론 어제오늘의 것은 아니다.하지만 이붕 총리의 방한을 전후한 중국의 행보를 돌이켜보면 이같은 대한국 접근방식이 지나치지 않았나 하는 우려 섞인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국이 한국과의 「교류」속에서 북한과의 정치적 관계에 더 신경을 쓴다는 흔적은 한·중수뇌회담의 의제선택에서부터 기자회견의 격식까지를 살펴보면 역력하게 나타난다.우선 한·중회담의 의제와 관련해 중국은 수뇌회담을 불과 3일 앞두고 예정된 2개 협정서명을 『연기하자』고 통보해왔다.연기가 된 하나는 「원자력 안전협력에 관한 의정서」로 중국측에서는 국가핵안전국장이,우리나라에서는 과학기술처장관이 각각 서명할 예정이었다.다른 하나는 「원전건설에 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위한 양해각서」로 우리의 한전사장과 중국의핵공업총공사사장간 서명을 앞두고 있었다.이에 대해 외무부 관계자들은 『중국측 핵안전국장의 출장이 어려워 연기됐다』고 궁색한 설명을 달았다.
중국측의 갑작스러운 입장변경은 향후 경수로지원에서 한국측의 주도적 역할을 견제하는 한편 북한의 체면을 보호·유지해주려는 계산에서 나온 것이라는 분석이다.즉 연기된 두개의 협정은 우리의 대중국 원전건설진출을 위한 법적 장치로 협정이 체결될 경우 향후 대북한 경수로지원 논의에서 한국의 대북한 협상력을 강화시켜줄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두개의 협정안은 이미 실무자간 문안작성이 끝난 것이다.
중국의 「외교적 결례」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우리와 이붕 총리의 방한을 협의하는 동안 중국은 같은 일정으로 북한대표단의 강택민 주석 예방계획을 논의하고 있었고 이붕 총리가 김영삼 대통령을 예방하고 있는 동안 이붕 총리보다 「높은」 강택민 주석은 북한의 방중대표단을 만나고 있었다.한국측과 경제협력문제를 논의하면서 북한과는 정치적 우의를 돈독히 하는 「이중플레이」를 펼친 것이다.중국외교부의 심국방 대변인도 1일 하오까지 모두 두 차례의 기자회견을 자청,질문마다 『「외세의 간섭 없이」 평화적인 통일을 달성해야 한다』며 북한의 정치적 주장인 「외세의 간섭 없이」를 3∼4차례 강조했다.그는 『정전체제를 평화협정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한국은 (휴전협정)당사자는 아니나 적당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얼버무렸다.그러나 평화협정체결과 관련한 중국의 입장은 「명확한」 것이다.이붕 총리의 방한 4일 전인 지난 27일 중국은 정전위관계자 철수식을 거행해주는 「선물」을 북한측에 줬다.심대변인은 『중국 정전위대표단은 철수하고 있으며 완료까지는 시간이 좀더 걸린다』고 말했다.심대변인의 회견에서는 심지어 「북한사투리」를 섞어쓰는 통역을 대동했고 이 통역은 중국의 정치적 입장과 관련한 질문에는 『용어를 잘 모르겠다』며 통역을 회피하는 해프닝까지 벌였다.외교관계자들은 『이붕 총리의 방한으로 양국간 경제협력이 한층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에는 동의하고 있으나 『정치적인 양국간의 관계개선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류민기자>
◎중,남북한 「동등대우」 고심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일 이붕 총리의 한국방문뉴스와 똑같은 크기로 강택민 주석의 북한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대표단 접견기사를 1면 머리에 나란히 실어 중국이 남북한을 동등하게 취급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인민일보는 이날 1면 상단 왼편에 「이붕 총리가 서울에 도착해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는 제목아래 이총리의 방한기사와 함께 김영삼 대통령내외와 이총리내외가 나란히 서 있는 사진을 싣고 그 오른편에는 「강택민 주석이 정두환 의장을 접견했다」는 제목의 기사와 함께 왼쪽사진과 같은 크기로 강주석이 정두환 대표단장과 앉아 환담하는 모습의 사진을 게재했다.<북경=이석우특파원>
1994-11-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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