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테러(외언내언)

정치 테러(외언내언)

입력 1994-10-26 00:00
수정 1994-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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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동남방에 자리잡은 섬나라 스리랑카에 또 정치테러사건이 발생했다.

23일 수도 콜롬보에서 있었던 선거유세장을 덮친 폭탄테러로 오는 11월있을 대통령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되던가미니 디사나야케 후보등 무려 57명이 목숨을 잃고 3백여명이 부상한 것으로 외신은 전하고 있다.

아직 범행전모가 밝혀지지 않긴했으나타밀분리주의 과격단체의 소행인 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야만적인 이번 테러사건의 뿌리는 민족분규다.스리랑카에는 1천7백만 인구중 78%를 차지하는 싱할리족과 18%의 소수계인 타밀족이 오랜세월 대립하며 살고있다.다수계에 짓눌려온 타밀계는 독립을 목표로 극한투쟁을 계속하고 있는데 당선되면 반타밀정책을 펼 것이 확실한 후보를 사전에 제거해버린 것이다.

이 과격단체는 91년에도 타밀족에 불리한 입장을 보인 라지브 간디 인도총리를,93년엔 프레마다사 전스리랑카대통령을 똑같은 방법으로 살해한 경력을 갖고있다.

지난 3월 유세도중 피격을 받아 쓰러진 멕시코의 집권제도혁명당 콜러시오후보의 희생도 남부 멕시코 원주민농민봉기와 무관하지않다.수백년에 걸쳐 싸우고 있는 영국과 아일랜드간의 알력도앵글로 색슨과 켈트족간의 민족분규다.중동전도 따지고 보면 핏줄싸움이다.스리랑카 분쟁이 불교와 회교,영국과 아일랜드가 신교와 카톨릭,중동이 회교와기독교라는 종교의 허울을 쓰고 싸우고 있으나 그 뿌리는 역시 혈통임을 알수있다.지금도 혈전이 계속되고 있는 보스니아,르완다,동유럽권의 수많은 내전도 모두가 민족분규인 것이다.

인류는 종교전쟁도,이데올로기전쟁도 극복했으나 민족분규만은 아직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기독교의 신교와 구교가 전쟁을 했던 것이 지금 생각해보면 우습듯이 민족분규도 세월이 지나면 우스워질것이다.민족이기주의의 굴레에서 스스로 벗어나는 용기와함께 사는 지혜를 터득하는 합리주의가 유일한 처방이다.이 간단한 해법도 충분한 시간이 흘러야 터득하는게 인간의 아둔함이다.
1994-10-2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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