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화단/“탈 서구” 새 미술양식 시도

일본화단/“탈 서구” 새 미술양식 시도

김재순 기자 기자
입력 1994-10-25 00:00
수정 1994-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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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문화적 시각·기법 사용/세밀한 터치·명암강조… 정형탈피/내년 미서 열릴 「1945년이후 일본미술전」 출품작 눈여겨 볼만

일본 미술이 서구적인 시각과 정형에서 탈피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모색하고 있다.작품의 소재는 유럽이나 미국에서 찾으면서도 여기에 일본 특유의 문화적 시각과 정서를 반영한 상징적 표현기법을 과감히 사용함으로써 서구 중심의 기존 미술세계와는 전혀 다른 미술양식을 구축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내년 1월 8일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 소호 분관과 5월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1945년 이후의 일본미술­하늘을 향한 절규」전에서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는 알렉산드라 먼로는 이 전시회의 성격을 『모더니즘과 아방가르드 예술의 개념은 서구의 시각이며 일본의 모더니즘 역시 이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지난 10년간 우리는 일본의 모더니즘이 보여온 일종의 「일탈」행위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이 전시회에 등장할 많은 작품들이 미국의 추상적 표현주의와 개념적 미술작품과 유사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문화에서 비롯된 작품이라는 설명이다.

「하늘을 향한 절규」전에는 85명의 일본작가들이 선택한 2백개의 주제가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극히 간결하면서도 놀라우리만큼 일관된 시각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작품들은 또 상당히 추상적인 표현기법을 사용하면서도 마치 산업구조물이나 반핵운동을 상징하는 조립품과 같은 예술품들을 일부러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순서를 배열한 것처럼 그러나 다소 거칠게 전시될 것이라고 한다.

이와함께 등장하는 작품은 전반적으로 작가 스스로 해결하려고 애쓰는 일종의 긴장감이 함축돼 있다고 한다.전후 일본작가들의 서구의 문화적 제국주의에 대한 혐오감이 리얼하게 표현되고 있는 한편으로는 미국문화의 저속성에 탐닉한 그들의 현실에 대한 고민도 작품속에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 먼로의 설명이다.

작품 가운데는 또 미국의 현대미술에서는 볼수 없는 세밀한 터치와 명암을 강조한 것도 있는데 이것은 마치 미국 맨해턴의 다운타운 거리의 활기찬 한 부분을 옮겨놓은 듯한 섬세함도 엿보이고 있다는 것.

이 전시회에서 특이할 만한 것은 모리무라 야스마사가 91년에 완성한 「신들과의 심야 유희 3」이라는 컴퓨터 합성사진 작품이다.이 작품은 작가 자신이 쌍둥이처럼 닮은 다른 관광객과 함께 등장,냉소적으로 표현한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를 바라보며 억눌린 일본인의 정서를 가진 작가가 느끼는 아이러니한 심리적 갈등과정을 묘사하고 있다.그것은 또한 동쪽과 서쪽의 대비로 인식될 수도 있으며 과거와 현대,남성과 여성 그리고 컴퓨터와 그밖의 모든 것을 비교하는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하늘을 향한 절규」전은 전후 일본작가들의 시각이 탈서구적,비정형적인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집단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실험적 무대가 될 것이다.<김재순기자>
1994-10-2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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