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플라스틱/고형연료·석유로 재생/일본에선:3(녹색환경가꾸자:80)

폐플라스틱/고형연료·석유로 재생/일본에선:3(녹색환경가꾸자:80)

이창순 기자 기자
입력 1994-10-05 00:00
수정 1994-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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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처리공장선 옷걸이·분재대·의자 등 제조/공장폐유는 토탄 만들어 연료로… 토탄재는 다시 시멘트 원료로

인류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든 플라스틱은 과학문명의 걸작품중의 하나라 할 수 있다.그러나 플라스틱은 버려질 경우 자연의 생태계로 환원되지 않는 산업폐기물이 된다.산업폐기물은 지금 세계 각지에서 지구환경을 파괴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심각한 환경문제가 되고 있다.

산업폐기물은 재생하려 해도,태워 묻으려 해도 처리가 곤란하다는데 더욱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량생산이라는 효율적인 경제발전에 따라 산업폐기물의 양은 계속 늘어만 나고 있으며 더욱이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일본 후생성통계에 의하면 일본의 산업폐기물은 연 3억9천5백만t(90년)에 이르고 있다.

산업폐기물이 늘어남에 따라 일본에서도 불법투기 등 산업폐기물의 부정처리 문제 등이 나타나고 있다.일본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 때문에 산업폐기물 불법투기를 막기 위해 계몽과 단속을 강화하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산업폐기물 처리를 위한특정시설의 정비촉진에 관한 법률」을 바탕으로 산업폐기물 처리시설의 정비를 위해 각종 재정·세제상의 우대조치를 실시하고 있다.산업폐기물처리사업진흥공단에 의한 채무보증,기업화 조성금 등의 사업진흥조치도 마련돼 있다.

○재정·세제 우대조치

그러나 산업폐기물은 단속이나 처리시설의 확충만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산업폐기물을 줄이려는 기업의 노력과 함께 리사이클을 위한 여러가지 기술개발이 진행되고 있다.그 대표적인 것이 폐기 플라스틱과 공장폐유,도로공사에서 나오는 아스팔트와 시멘트 등의 리사이클 기술이다.

관동지방의 군마현 다데바야시의 산업폐기물 처리공장은 이러한 리사이클 기술을 통해 기업에서 나오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저공해 고형연료로 만드는 현장이다.공장에서는 주변 기업으로부터 운반돼온 폐기 플라스틱을 먼저 잘게 부순 후 염화비닐과 철성분 등을 제거한다.그 다음 나머지를 눌러 딱딱하게 한 후 열를 가하면 고형연료가 된다.1일 생산량은 50t 정도.

세키 가쓰시로 사장은 『폐기 플라스틱의 리사이클에 따라 플라스틱을 반출하는 기업,고형연료를 사용하는 기업,그리고 그 연료를 생산하는 공장 등 3사가 이익을 얻고 있다』고 말한다.산업폐기물 처리공장은 기업으로부터 매립처분 비용의 반값으로 폐기 플라스틱을 반입받고 있으며 고형연료는 보통 사용하는 중유 가격의 4분의1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러한 경제적 이익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오히려 환경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사실이 더욱 중요할지 모른다.고형연료는 다른 연료와 비교할 때 유황이나 질소성분이 적게 나와 대기오염 방지에 도움이 되는 저공해 연료다.그 뿐만 아니라 재활용을 통해 쓰레기의 양을 대폭 줄일 수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화하고 있는 매립지를 더욱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4년전의 공장설립도 사실은 폐기 플라스틱을 버릴 다데바야시의 폐기물 최종 처리장의 확보가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일본에서는 석유로부터 만든 플라스틱을 다시 석유로 환원하는 꿈의 기술도 개발됐다.효고현 아이오시에 있는 주식회사 후지 리사이클의 플랜트에서는 지난 88년부터 폐기 플라스틱으로부터 원료였던 석유가 만들어지고 있다.후지 리사이클은 잘게 부순 플라스틱을 2백50∼4백도로 가열한 후 독자개발한 「합성제오라이트」라고 불리는 특수매체를 통해 석유를 만들고 있다.석유생산량은 무게로 플라스틱의 약 85%.반은 가솔린 나머지는 등유와 경유로 구성된다.가솔린은 옥탄가 1백 이상의 좋은 품질이다.

도쿄옆 사이타마현 오케가와시에서도 일반 쓰레기에 들어 있는 플라스틱으로부터 석유를 만드는 실험을 하고 있다.폐기 플라스틱으로부터 석유를 만드는 실험은 아직 초보단계이지만 일본 각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쓰레기의 분리수거와 결합할 경우 자원의 재이용이라는 측면에서 큰 가능성이 있다.

○1백% 리사이클

야마구치현 호후시에 있는 주식회사 산포리의 플라스틱 재처리공장에서는 폐기 플라스틱으로부터 문어잡이 항아리·옷걸이·회전식 분재대·의자 등 1백여 가지의 아이디어 상품이 만들어지고 있다.

심각한 수질오염원인 공장폐유를 1백% 리사이클 하는 기술체계도 만들어졌다.오사카부기시와다시에 있는 근기환경흥산주식회사는 공장폐유와 공장에서 나오는 진흙·먼지 등 산업폐기물로부터 혼합 토탄을 만들고 있다.이 회사는 지난 83년부터 1일 약 1백ⓣ의 공장폐유를 처리해오고 있다.제조된 토탄은 미에현에 있는 오노다 시멘트회사의 후지하라공장으로 옮겨져 연료로 사용된다.

후지하라공장은 전체 연료중 15% 정도를 공장폐유로 만든 토탄으로 충당하고 있다.그러나 토탄이 시멘트공장 연료로 쓰이는 것으로 끝난다면 공장폐유의 1백% 리사이클이라고는 할 수 없다.타고 남은 재의 처리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공장폐유의 1백% 리사이클은 후지하라공장이 타고 남은 토탄재를 다시 시멘트 원료로 사용함으로써 비로소 완결된다.

일본에서는 이같이 지구환경을 파괴하는 산업폐기물을 리사이클,환경오염을 막고 소중한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기술체계가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산업폐기물의 이러한 적극적인 리사이클로 일본의 자연환경은 더욱 푸르러지고 있다.<도쿄=이창순특파원>
1994-10-0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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