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국감민원 쏟아져 “몸살”/「지역구 집단이기」 많아 진퇴양난

의원들/국감민원 쏟아져 “몸살”/「지역구 집단이기」 많아 진퇴양난

최병열 기자 기자
입력 1994-10-05 00:00
수정 1994-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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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 동시 제기에 “새우등” 비명

국정감사 첫날인 지난달 28일 건설위의 주택공사 감사장에서는 한때 작은 소동이 일었다.주공이 분양한 광주시의 한 아파트 입주민대표 20여명이 상경,건물밖에서 「하자보상」「분양가 인하」등의 피켓을 들고 의원면담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기 때문이다.같은날 노동환경위의 광주지방노동청 감사에서는 아세아자동차 근로자 10여명이 감사장 진입을 시도하며 경찰과 실랑이를 벌였다.또 지방 민간요양시설을 찾은 보사위 의원들은 『집에 보내달라』『가족을 찾아달라』고 매달리는 수용환자들 때문에 한동안 꼼짝을 못했다.

이렇듯 의원들은 일반인들이 직접 감사현장에 나타나 애로사항을 호소하거나 수감기관의 잘못을 성토하는 장면을 심심치 않게 목격한다.그러나 이는 의원들에게 직접 쇄도하는 민원이나 청탁사례에 비하면 미미한 것으로,국정감사가 임박하면 의원과 보좌진들이 애를 먹는 것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같은 민원의 처리다.민원가운데는 지역구 밖의 개인이나 집단이 제기하는 상임위 관련민원도 적지않지만 대부분은 유권자인 지역구민들의 민원이다.따라서 어떤 형태로든 반영노력의 흔적을 남겨야 하지만 개중에는 특혜성·집단이기성 민원도 적지않아 의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의원들은 한결같이 『지역구관련 민원은 거의 없다』고 부인하면서 언급을 꺼리지만 실제로는 이를 피하기 위해 아예 국정감사철이 되면 자리를 비우는 의원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민원이 의원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의정활약상을 과시할 수 있는 「큰 건수」가 이 속에 포함돼있을 때가 많은데다 지역주민의 민원해결은 곧 가장 효과적인 선거운동도 되기 때문이다.

공항이웃지역이 지역구인 김영배의원(민주·교통위)의 사무실에는 요즘 매일같이 공항관련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전에는 소음이 주였으나 최근들어서는 항공기에서 떨어지는 이물질이 추가됐다.김의원은 이들 민원을 반영시키기 위해 교통부및 공항관리공단과 수시협의,상당부분을 해소했고 안된 부분은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해결되도록 질의에 반영할 계획이다.

민원은 또한 공공기관이나 기업체,이익집단,심지어 수감기관으로부터도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대한건설협회가 협회의 희망사항을 예상질의답변서라는 이름으로 포장,건설위의 일부 여당의원들에게 팩시를 통해 배포했다가 「로비」의 눈총을 받은 것이 단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민주당 건설위의 J의원은 시화지구 인수인계를 둘러싼 두 이해당사자의 틈바구니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인계자인 수자원공사와 인수를 받는 시흥군이 똑같이 민원을 제기하고 있지만 서로 자기쪽에 유리한 일방논리를 펴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김원길의원(상공자원위)은 이같은 수감기관이나 이해집단의 청탁성 민원을 방지하기 위해 질의를 마치기 전에는 절대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있다.과거 보도자료를 미리 배포했더니 기업체등 관련당사자들이 끈질기게 달라붙어 못견디겠더라는 것이다.김의원은 또한 해당기관에 대한 감사자료도 아주 오래전에 요구,감사를 앞두고 펼쳐지는 수감기관측의 성가심도 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자당 김형오의원(교통위)은 아예 기업체관련이나특혜성·민원성 질의는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민원접수의 선별기준으로 삼고있으나 판별이 쉽지않은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최병렬기자>
1994-10-0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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