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총기범죄 급증”… 새 골칫거리

중국/“총기범죄 급증”… 새 골칫거리

이석우 기자 기자
입력 1994-10-01 00:00
수정 1994-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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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무기 범람탓… 2년간 39만정 압수/라이터모양의 초미니 권총도 나돌아

개혁개방의 부작용으로 사회기강이 이완되고 있는 가운데 불법총기류의 증가와 총기를 이용한 범죄,사고가 중국의 새로운 골치거리가 되고 있다.

국경무역지대와 개혁개방구에서는 불법무기를 이용한 조직범죄가 급증하고 있는가 하면 이들 무기를 이용한 강력사건도 잇따르고 있다.특히 북경 등 대도시지역에서도 이로 인한 사건사고가 발생하기 시작해 중국 공안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추석공휴일이던 지난 20일 상오 북경의 외국인 집단거주지역 부근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은 단발적 사건이었지만 중국당국이 치안안전지대라던 북경에서 그곳도 건국기념일을 앞두고 비상경계령이 내려진 가운데 벌어진 사건이란 점에서 중국인들에게 충격과 걱정을 더해주고 있다.

이날 상오 7시20분(한국시간8시20분) 무렵 북경의 외국인 집단거주지역인 조양구 건국문외 아파트단지 외곽을 가로지르는 이환로에서 버스를 타고가던 신원미상의 중국인이 갑자기 버스에서 권총을 꺼내 승객들에게 총을 쏜 뒤 달아나다 불과 5분도 못돼 쫓아온 경찰들과 총격전을 벌인 사건이 발생한 것.목격자들은 이 과정에서 이란국적의 외교관과 최소한 8명이상의 외국인이 사망하고 30여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범인은 사살됐으며 범인의 총기입수 과정 등에 초점을 맞춰 사건을 조사중이라고 말하고 있다.중국공안부의 한 관계자는 사회기강 이완과 불법무기류의 확산으로 이같은 사고가 계속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에선 정부의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불법총기류의 조직적인 제조와 판매,그리고 일반층에까지 무기류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중국공안부는 지난 2년동안 모두 39만여정의 불법무기류를 압수했지만 대량의 총기류가 사회로 흘러들어오고 있는 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어 집중단속하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공안당국은 비밀공장을 차려놓고 총기를 만드는 것은 물론 일부 총기류 생산회사들이 계획량보다 더 많은 양을 만들어 암시장에 빼돌리는 일도 적지 않다고 밝혔다.또 지난 2년동안 압수된 총기가운데 7천2백정은 군대에서 나온 것이라며 군대에서 흘러나온 총기류도 적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또 최근엔 라이터 등 생활용품으로 위장한 초미니형 총기류도 등장,공안당국의 신경을 곤두서게 하고 있다.지난달 21일 심천공안당국은 나호구 봉봉로의 한 가라오케에서 라이터,만연필,플래시 등으로 위장한 초미니형 특수권총 매매상들을 일망타진했다고 밝혔다.당국에 따르면 한자루에 4백위엔(4만원상당)에 거래하기로 된 이 특수권총은 4m 밖에서도 인명살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당국은 이 특수권총이 장춘에서 심천까지 일반 물품을 가장해 운송해 왔으며 배후에 대규모 관련 조직이 개입돼 있다고 말하고 있다.

중국공안당국은 불법무기류의 제조,유통,소지자에 대해서는 단속과 처벌을 강화,사회안정의 차원에서 뿌리뽑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중국내의 불법무기류의 확산은 쉽게 근절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북경=이석우특파원>
1994-10-0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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