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헌재재판관 추천 우여곡절

여야의 헌재재판관 추천 우여곡절

최병렬 기자 기자
입력 1994-09-13 00:00
수정 1994-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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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공동추천」 요구… 기선잡기 시도/“대통령·여5명 추천… 공정성 훼손”/야/“표결이 관행… 야 몫 여서 양보한것”/여

정기국회가 벽두부터 여야의 힘겨루기로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야는 12일 헌법재판소의 재판관 선출및 해당상임위 검증절차를 둘러싸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 끝에 가까스로 민자당 2명,민주당 1명 추천에 합의하는 진통을 겪었다.결국 신임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의 처리와 입법부몫 헌법재판관추천자 3명을 선출하려던 본회의는 여야 합의가 늦어지면서 자동유회 됐다.

○…민자당의 이한동원내총무와 민주당 신기하원내총무는 이날 상오와 하오 잇따라 총무회담을 가진 끝에 하오3시40분에야 민자당의 주장대로 2대 1로 헌재 재판관을 추천하기로 최종결론을 도출.

두 총무는 이와 함께 13일 법사위를 열어 현재 구체적인 처리절차가 마련돼 있지 않은 국회 선출및 임명동의대상 인사의 처리절차등을 규정하는 규칙을 마련,양당 대표에게 보고하기로 의견을 집약.

이에 따라 민자·민주 양당은 이날 추천후보인 김문희현헌법재판관과 신창언부산지검장,조승형전의원의 재산공개 관련서류를 국회공보에 게재토록 사무처에 제출.

이에 앞서 여야총무는 상오에 가진 회담에서 추천자 배분문제의 절충을 시도했으나 양당의 기존 주장이 팽팽히 맞서 15분만에 회담을 종료.

민주당의 신총무는 『여당총재인 대통령이 3명을 추천하고 여당이 2명을 추천하면 결과적으로 헌재 재판관 9명 가운데 과반수가 정부·여당의 추천으로 메워져 헌재의 독립성·공정성 보장이라는 근본취지가 훼손된다』면서 여야 각1명 추천과 1명의 공동추천을 되풀이 주장.

그러나 민자당 이총무는 『굳이 따지자면 표결로 여당이 3명을 모두 선출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국회의 다수결원칙을 거론하면서 『그동안의 국회관행에 따라 정치적 협상에 의해 야당에 1명을 양보한 것』이라고 야당의 주장이 권한밖의 사항임을 강조.

이총무는 회담이 끝난뒤 밝은 표정으로 회담결과를 설명하면서 야당이 주장한 인사청문회 문제에 대해 『인사청문회는 애당초 불가능한 것으로 논외사항이었다』고 합의결과에만족감을 표시.

○…민자당은 이날 한때 헌법재판관 선출문제로 정기국회가 초반부터 차질을 빚자 몹시 불쾌하다는 반응.

박범진대변인은 이날 고위당직자회의가 끝난뒤 『민주당이 계속 추천문제를 걸고 있는데 정식으로 하자면 표결을 하거나 국회의장이 위원회를 구성,추천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경입장을 표명.

박대변인은 특히 『우리당이 추천한 후보에 대해 시비를 건다면 민주당이 추천한 조승형씨도 김대중전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사람이기 때문에 재판관으로서 결코 적임자라고 볼수 없기 때문에 바꿔야 한다』고 맞대응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를 표명하기도.

한 당직자는 최종합의가 민자당의 주장대로 이뤄진데 대해 『당연한 결과』라고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서도 『파행조짐을 보이던 정기국회가 정상화되게 된 것은 큰 다행』이라고 안도감을 표시.<최병렬기자>
1994-09-1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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